지방 선거 공천을 앞두고 50년 지기 우정에 금이 간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경북 경주시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과 최양식 경주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의원과 최 시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 사이다. 두 사람은 학창 시절뿐 아니라 최근 가족 간의 모임을 이어올 정도로 50년 이상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 달 9일 자유한국당 경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발생했다.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 시장을 '컷오프'한 것이다.
이를 두고 최 시장의 지지자들은 "김석기 의원이 최 시장을 일부러 컷오프 시켰다"고 주장했다. 최 시장 지지자들은 경주 김석기 의원실, 한국당 경북도당과 중앙당을 잇따라 찾아가 거칠게 항의했다. 경북도당에서 최 시장 경선 참여를 주장하며 상복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 당원은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은 경북도당위원장을 겸직하면서 공천권자로서 공정하게 공천 관리와 권한을 행사해야 하나 오히려 시민 정서와 해당 도시의 실정과 정서는 안중에 없이 저명한 인사로 구성된 공천심의위원회를 이용해 불공정한 사천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원은 "최 시장이 경주시장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것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공천 배제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시장은 결국 지난달 30일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저를 버린 오랜 친구였던 국회의원을 더 이상 원망하지 않겠다"며 "시민만 보고 가는 것이 명예로운 시민혁명"이란 말로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도 8일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경주에는 사실과 다른 소문과 억측들이 돌고 있다"며 "이번 공천에서 개인의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른 사심공천이나 밀실공천 등 구태정치적 행태를 철저히 배제했다"고 말했다.
또 "공천에 대한 불만으로 정당 사무실을 점거 농성하는 등의 행위로 경주를 부끄럽게 한 데 대해서는 경주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최양식 시장이 왜 컷오프가 되었는지는 최 시장 본인이 직접 공관위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면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최 시장은 '교체지수'가 높아 공천에서 배제됐다. 한국당이 정한 '교체지수'는 3선 출마에 나선 현역 단체장들에게 매겨지는 점수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본인의 지지도가 지역당 지지도의 70%(경북도당의 경우 65%) 이하일 경우 공천에서 배제된다.
이에 대해 최 시장 측과 지지자들은 "중앙당에서 9명의 출마예정자 구도가 굳혀져 최양식 현 시장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뻔한 4월 초에 적합도 조사를 해 공천배제 기준으로 삼도록 한 것은 도당위원장 개인 사심이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