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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일대 한국문화재 관광코스로 묶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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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미국 워싱턴 DC에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578㎡(175평)로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사진 아래)을 현지인 및 교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은 국외소재문화재 재단 미국사무소가 맡는다. [장진영 기자]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미국 워싱턴 DC에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578㎡(175평)로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사진 아래)을 현지인 및 교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은 국외소재문화재 재단 미국사무소가 맡는다. [장진영 기자]

전 세계 외교가의 눈길이 쏠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부보다 더 긴장한 정부 부처가 있다. 문화재청이다.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개관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정오쯤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 전후에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는다면 자주외교 상징물의 의미는 더 커진다. 김종진(62) 문화재청장은 “역사적인 현장을 복원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돼서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22일 주미대한공사관 복원 개관식 #실무 지휘한 김종진 문화재청장 #역사 뜻 새기는 교육장으로 활용

“22일이 미국과의 첫 외교관계 수립일인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년인 뜻깊은 날인데다 올해는 고종 황제가 보낸 초대 전권공사 박정양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지요. 1910년 경술국치로 건물을 일제에 5달러에 빼앗긴 뒤 107년 만에 옛 주미 공관의 역사적 모습을 재개관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당시 공관원이었던 월남 이상재 선생의 후손이 태극기를 게양하고 한국과 미국의 어린이 대표 2명이 희망의 메시지를 낭독할 예정입니다. 교민을 비롯한 300여 명 참석자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2012년 미국인 소유 건물을 문화재청이 매입하기까지 10여 년 중앙일보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을 비롯해 여러 유관기관과 학자, 언론인이 준 도움(중앙일보 5월 16일자 2면)을 잊을 수 없다는 김 청장은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복원의 의미를 더 널리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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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연합뉴스]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연합뉴스]

“원형은 되살렸으니 그 역사적 정신과 메시지를 확산하도록 예산과 인력 지원을 해나가야겠지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인에 개방해 공관의 안내 해설사가 자세한 내력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건물이 위치한 지역인 ‘로건 서클 하우스’의 주요 박물관과 고건축과 연계한 답사 프로그램에도 참여합니다. 3㎞ 거리에 위치한 한국전 기념비, 미 스미스소니언 프리어갤러리 한국실, 워싱턴 한국문화원 등과 엮은 ‘외교사 탐방 프로그램’ 운영으로 워싱턴 관광의 새 길을 열겠습니다. 이번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출간한 박정양 초대 공사의 130년 전 미국 리포트 격인 『미속습유(美俗拾遺)』를 보면 시대를 앞서가는 이의 나라 사랑이 절절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문화재 탐사를 만들어가려는 제 의도와 잘 맞아 기쁩니다.”

김 청장은 꼼꼼하고 실무에 밝은 현장 청취형 공무원으로 이름났다. 취임 9개월여 소리 없이 문화재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비결이다. 1981년 7급 공채로 문화재관리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문화유산국,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을 거쳐 청장을 보좌하는 차장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솜씨로 평가받았다.

“아무리 잘하는 행정이라도 국민과 같이 가지 못하면 소용없지요. 문화재 정책이 지역 발전에 녹아들며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재청이 될 겁니다. 특히 전통 문화재의 수리 기능을 외롭게 지켜 오신 분들을 돕고 젊은 층이 그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힘쓸 생각입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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