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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배 靑비서관 대선 전 '드루킹'과 4차례 만남…사례비 받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4월 20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 설치된 후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시험통화는 오후 3시 41분부터 4분 19초간 이뤄졌다. [청와대 제공]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4월 20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 설치된 후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시험통화는 오후 3시 41분부터 4분 19초간 이뤄졌다. [청와대 제공]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모씨를 19대 대선 전까지 모두 4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같은 사실을 지난 5월 인지했으며 최근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20대 총선 직후인 2016년 6월부터 작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드루킹을 총 4차례 만났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드루킹을 처음 만나게 된 것도 송 비서관을 통해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의원은 송 비서관이 드루킹 일행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하면서 드루킹과 인연을 맺게 됐다.

송 비서관은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 때 양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송 비서관이 총선을 치를 동안 자원봉사를 했던 사람들 중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A씨가 있었다. A씨는 낙선한 송 비서관을 찾아와 경공모 회원들과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A씨는 "김경수 의원도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으며 이에 송 비서관이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송 비서관은 드루킹과 4차례 만남을 가졌다. 조사 결과, 송 비서관은 첫 두 차례의 만남에서 소정의 사례비를 받기도 했다. 두 번째 만남 때는 '앞으로는 사례비를 받지 않을 테니 더는 지급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많지 않은 액수'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송 비서관은 올해 4월 드루킹이 주도한 댓글조작 문제가 불거지고 김경수 전 의원의 연루설까지 제기되며 사태가 커지자 지난달 20일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과 송 비서관 사이에 부적절한 청탁 또는 대선을 돕겠다는 식의 제안이나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최근 사건을 종결했다.

송 비서관은 대선 이후에는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런 이유로 이 사안이 문 대통령에게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송 비서관은 지난해 2월 대선을 3개월 앞두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일정담당 비서역으로 일했다. 이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 입성, 4·27 남북정상회담 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남북 핫라인 전화 시험 통화를 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송 비서관은 남측 대표로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라고 첫 인사를 건넨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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