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호(號)’는 부상병동 신세다. 권창훈(24·디종)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프랑스 프로축구 디종 미드필더 권창훈은 20일 디종의 가스통 제라르 경기장에서 열린 앙제와의 리그앙 최종전에서 후반 31분 오른 다리를 다쳤다. 결국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디종은 “정밀 진단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아킬레스건(발뒤꿈치 쪽으로 이어진 힘줄) 파열로 추청된다”고 전했다. 르비앙퍼블릭 등 프랑스 언론들은 “권창훈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창훈은 프랑스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축구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 원장은 “만약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수술을 받을 경우 복귀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십자인대 파열보다 재활이 더 힘들어 1년 가까이 소요될 수도 있다. 프랑스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아스널)도 아킬레스건을 다쳐 러시아행이 무산됐다.
올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11골을 터트린 권창훈은 한국대표팀 공격 핵심 자원이다. 지난 3월26일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도 주무기인 왼발로 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대표팀 합류 전날 날벼락 같은 부상을 당했다.
권창훈은 경고가 3장 누적됐지만 하필 복잡한 프랑스 리그 규정상(10경기째마다 기준 적용) 최종전 출전이 가능해졌다. 디종 구단도 선수가 부족한데다 홈경기인 만큼 권창훈을 출전시켰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장기로 치면 차(車) 하나를 잃은 격이다. 상대팀이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전담마크했을 경우 한국의 가장 강력한 보조득점원이었던 권창훈이 빠졌다”고 말했다. 만약 권창훈의 합류가 불발될 경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의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줄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쟁을 치르기도 전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앞서 주전 중앙수비 김민재(전북)가 지난 2일 정강이뼈에 실금이 간데 이어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수원)이 갈비뼈가 골절됐다. 두 선수 모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지난 3월24일 무릎인대가 파열된 왼쪽수비 김진수(전북)는 일단 28명 예비명단에 포함됐다.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지난달 23일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조기귀국해 재활을 했고 최근 공을 차는 훈련을 시작했다. 공격수 이근호(강원)는 지난 19일 K리그1 경남과 경기에서 무릎인대에 미세 손상을 입었다. 미드필더 주세종(아산) 역시 지난 14일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구자철과 이근호, 주세종은 훈련을 소화하고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준희 위원은 “이럴 때일수록 대표팀 선수들이 부상당한 동료를 위해 120% 투혼을 발휘해야한다”고 말했다. 독일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세리머니 때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 유니폼을 펼쳐보였다.
▶부상병동 신태용호
이름(소속팀·포지션) 부상 일지 러시아월드컵 출전여부
권창훈(디종·미드필더) 5월20일 아킬레스건 부상 사실상 불발
김민재(전북·중앙수비) 5월2일 정강이뼈 실금 명단 탈락
염기훈(수원·미드필더) 5월9일 갈비뼈 골절 명단 탈락
김진수(전북·왼쪽수비) 3월24일 무릎인대 파열 명단 포함(재활중)
구자철(아우크부르크·미드필더) 4월23일 무릎 타박 명단 포함(훈련 시작)
이근호(강원·공격수) 5월19일 무릎인대 미세손상 명단포함(출전 가능)
주세종(아산·미드필더) 5월14일 발목 부상 명단포함(훈련 가능)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