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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신장순이 아냐, MVP 향해 달리는 175㎝ 무키 베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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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무키 베츠. [AP=연합뉴스]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무키 베츠. [AP=연합뉴스]

야구는 신장순이 아니다. 단신 외야수 무키 베츠(26·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 홈런·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베츠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0-1로 뒤진 3회 말 왼쪽 담장을 넘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올시즌 14번째이자 5일 텍사스전 이후 12경기 만에 나온 홈런. 베츠는 전날 시즌 14호 홈런을 친 매니 마차도(볼티모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에 복귀했다. 2루타 2개를 더 때려낸 베츠는 타율을 0.374로 끌어올렸다. 타율 역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소속팀 보스턴도 고공비행 중이다. 30승15패를 기록중인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28승13패)와 MLB 전체 승률 1위를 다투고 있다. MVP 후보로 베츠의 이름이 꼽히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베츠는 작은 체구지만 힘있는 타구를 펑펑 날린다. [AP=연합뉴스]

베츠는 작은 체구지만 힘있는 타구를 펑펑 날린다. [AP=연합뉴스]

베츠는 거구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눈에 띄는 선수다. 1m75㎝의 키 때문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상을 받으며 MLB 최단신 MVP 기록을 세운 호세 알투베(167.6㎝·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단 크지만 그래도 작은 키다. 라이벌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최장신 외야수 애런 저지와 비교하면 더욱 작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베츠는 고교 시절 5할대 타율에 30도루 이상을 기록한 유격수였다. 하지만 2011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작은 체격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스턴은 베츠를 5라운드(전체 172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지명했다. 뛰어난 운동 능력 때문이다. 고교 시절 농구도 병행했던 베츠는 3학년 때 경기당 평균 14.1득점, 9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0년엔 볼링 대회에 나가 290점을 기록하며 테네시주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았다.

체중이 70㎏도 되지 않았던 베츠는 프로에 온 뒤 체중을 15㎏ 이상 늘렸다. 유일하게 부족했던 파워까지 갖춘 그는 2년 만에 마이너리그를 졸업하고, 2014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포지션은 외야수로 바뀌었지만 수비 능력은 여전했다. 담장을 타고 넘어가는 타구도 곧잘 잡아냈다.

14일 토론토전에서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는 베츠(오른쪽). [AP=연합뉴스]

14일 토론토전에서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는 베츠(오른쪽). [AP=연합뉴스]

2015년부터 주전을 꿰찬 베츠는 2016년 타율 0.318, 31홈런·26도루·113타점을 기록했다. MLB 최고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에 밀려 MVP 투표 2위에 머물렀지만 5툴 플레이어(파워·콘택트·수비·주력·어깨를 모두 갖춘 선수)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활약이었다. 지난해 타율 0.264, 24홈런으로 주춤했던 베츠는 올시즌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잡아당겨치는 비율이 높아졌지만 삼진 숫자는 늘지 않았다. 야후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MVP 투표를 한다면 베츠 또는 트라웃이다. 지금이라면 베츠가 1순위"라고 평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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