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 아래 이색 자전거 대회가 열렸다.
19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경정공원에서 '2018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BWCK)가 열렸다. 브롬톤은 영국산 16인치 폴딩 형 자전거다. 참가자들은 자전거를 타기에 다소 불편해 보이는 복장인 재킷에 타이 차림으로 대회에 나섰다.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은 영국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대회로 40여 국에서 선발된 인원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BWCK는 브롬톤 월드 챔피언십의 한국 예선이다.
브롬톤 대회는 영국식 패션 스타일을 반영한 드레스 코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반드시 '헬멧 + 타이(보우 타이) + 옷깃(칼라) 셔츠 + 재킷(블레이저)'을 착용해야 한다. 복장 규정을 어긴 경우 모든 시상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날 미사리 경정공원에는 개성 있는 차림으로 한껏 멋을 낸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자전거를 타기에 거추장스러운 복장임에도 빼어난 영국식 패션센스를 선보였다. 빠른 기록을 달성하기보다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축제장이었다. 푸른 잔디 위에 텐트와 의자를 펴 놓고 화창한 날씨를 즐기는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다.
대회는 경정공원을 따라 14.4km를 달리는 레이싱 부문, 빠른 시간에 브롬톤을 접는 폴딩 부문, 나만의 스타일을 뽐내는 베스트 드레서 부문 등 총 3부문으로 진행됐다.
빨리 자전거를 접어야 하는 폴딩 부문에서 많은 관람객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세 군데의 클램프를 풀어 자전거를 접은 뒤 안장을 낮춰 바퀴만 한 작은 크기로 만드는데 수 초면 충분했다. 1~2초의 멈칫하는 순간의 실수로 승부가 갈렸다. 가장 빠르게 접은 우승자는 5초대를 기록했다.
베스트 드레서 부문은 관람객들의 환호를 가장 많이 받았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복장 규정 외에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 센스를 뽐냈다.
레이싱 부문 우승자에게는 오는 6월 28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되는 본 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며 왕복 항공권이 부상으로 지급된다.
사진·글·동영상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