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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에 대드는 추미애 공격"…드루킹 특검, 여당 자살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미애ㆍ이재명ㆍ최재성 반대’, ‘김경수ㆍ안희정ㆍ전해철 지지’

포털 댓글 조작 주범 ‘드루킹’ 조직의 2016~2017년 댓글을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드루킹 공격, 최대 피해자는 추미애ㆍ이재명?…드루킹 전말 # 민주당이 쏘아올린 드루킹 사건, 일파만파 # 경공모 친노ㆍ친문 성향 인사 열광적 지지 # 반면 추미애, 이재명, 최재성 등은 공격해

그들은 보수 인사만 공격한 게 아니었다.
그들 대부분이 민주당 당원이면서도 당 내부를 ‘지지 VS 반 지지’ 인사로 구별해 댓글로 평가했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재판을 속히 끝내 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재판을 속히 끝내 달라고 요청했다. [뉴스1]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으로부터 가장 댓글 공격을 많이 당한 인사 중 한 명이 바로 추미애 대표였다.

드루킹은 지난해 7월 31일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오늘 추미애 대표의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면 더 이상 내가 나설 필요가 없는 국면이 되었다… 이제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 나서서 당청관계를 정리할 것이다.”

또 한 달 뒤엔 리트윗(공유)을 통해 “민주당의 당 개혁안을 살짝보니 팟캐스트의 지지를 그대로 당으로 옮겨서 당을 추미애, 김민석이 장악하려는 그림이 보인다”고 하는 등 추 대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39;고위 당정청협의회&#39;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39;고위 당정청협의회&#39;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선 이후인 지난해 12월에는 “추미애가 아무리 변명해도 문 대통령한테 대든 것 맞고, 친문(친 문재인) 의원들이 추미애 난동 피우고 당 장악하려는 것 막아선 것 맞다”고 썼다.
당 대표가 혁신위를 통해 지방선거 경선 룰을 만들려고 하면서, 당내 논란이 인다는 기사에 단 댓글이었다.

경공모 회원들도 “추 대표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했다”, “문재인 정부 성공 보다 자기 정치를 더 중시한다”는 취지로 댓글을 다는 등 가세했다.

올해 초 사건이 언론을 통해 부각되고, 추 대표 또한 이를 알게되면서 결국 당 차원에서 이 사건을 경찰에 맡기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잡아보니 드루킹 일당이 민주당 당원이었던 것. 민주당 내부가 술렁거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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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측은 범친노(친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의원도 공격했다.
지난해 12월 드루킹 측이 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내년 6월 ‘송파을 재선거’ 출마 검토> 기사에 “추미애 대표한테 빌붙었다”, “송파을 얻어먹으려고 충성했다” 등 댓글이 올라왔다. 경공모 회원 아이디로 쓴 댓글이었다.

이와 관련해 진보 성향의 팟캐스트 운영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드루킹 측에서) 광고주를 소개해 주는 대신 추미애 대표와 최재성 전 의원을 공격해달라고 요구했다”는 폭로를 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새로운 상상 2018 국제 컨퍼런스’(15일)에 참석한 모습. [사진 이재명 후보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새로운 상상 2018 국제 컨퍼런스’(15일)에 참석한 모습. [사진 이재명 후보 캠프]

이재명 전 성남시장도 피해를 입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나도 작년 이 사람(드루킹)으로부터 ‘동교동계 세작’이라는 음해공격을 받았는데, 황당무계한 내용이었지만 그의 큰 영향력 때문에 졸지에 ‘동교동이 내분을 목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심어둔 간첩’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큰 틀에서 보면 친노무현ㆍ친문재인 계열(김경수, 안희정, 전해철 등)에 있는 인사를 위주로 지지 운동을 하면서, 다른 측엔 반감을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일당은 지난해 대선이 끝난 후 경공모 회원을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이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도 틀어지기 시작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특검까지 가게 된 터라 민주당이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자신들이 문제제기한 사건이 자신을 겨냥한 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일훈ㆍ박태인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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