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의정석] 딸기와 과자 병에 담았을 뿐인데, 폼나는 디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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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을 건데 대충 먹지 뭐.”  

혼자 먹는 밥.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혼밥'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간편식이나 즉석식품으로 일관하는 혼밥은 편하긴 하지만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게 사실이죠. 한 끼를 먹어도 맛있고 건강하게, 그리고 초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름하여 ‘혼밥의 정석’입니다. 조리법은 간단한데 맛도 모양새도 모두 그럴듯한 1인분 요리입니다.
오늘부터는 완연한 봄 날씨에 가볍게 나들이를 가는 이들을 위한 피크닉 요리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번거롭지 않고 쉽게, 하지만 사 먹는 것만큼 맛있고 폼 나는 요리들입니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만큼 근사한, 봄 소풍 요리 그 네 번째는 딸기 치즈 케이크 트라이플입니다.

나들이 도시락에도 달콤한 디저트는 필수다. 시판 과자와 제철 과일만으로도 폼나는 디저트를 만들어보았다. 전유민 인턴기자

나들이 도시락에도 달콤한 디저트는 필수다. 시판 과자와 제철 과일만으로도 폼나는 디저트를 만들어보았다. 전유민 인턴기자

통밀 과자로 영국 전통 디저트 만들기

트라이플은 영국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스펀지케이크를 깔고 그 위에 크림과 과일, 잼 등을 쌓아 올려 먹는 음식이다. 보통 투명한 컵 용기에 담아 재료들을 켜켜이 쌓아 올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트라이플(trifle)의 사전적 의미는 ‘하찮은 것’이다. 하찮은 디저트라는 뜻인데, 트라이플의 기원을 살펴보면 의미가 통한다. 케이크를 만들다가 남은 자투리 빵과 남은 과일, 잼 등을 컵에 담은 뒤 시럽이나 포도주를 부어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투명한 용기에 재료를 켜켜이 쌓아 만드는 트라이플은 만들기 쉬우면서도 모양이 예뻐 파티에 자주 활용된다. [사진 핀터레스트]

투명한 용기에 재료를 켜켜이 쌓아 만드는 트라이플은 만들기 쉬우면서도 모양이 예뻐 파티에 자주 활용된다. [사진 핀터레스트]

하지만 트라이플의 맛만큼은 하찮지 않다. 촉촉한 케이크 사이로 상큼한 과일이 씹히고, 달콤한 시럽과 크림이 어우러져 일반 케이크 못지않은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맛도 좋지만, 컵에 담아 놓으면 모양새도 그럴듯하다. 투명한 유리 용기에 담아 놓으면 화려한 케이크에 지지 않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트라이플은 작은 컵에 소량만 만들면 1인 케이크로 즐길 수 있다. 뚜껑이 있는 용기에 만들어 나들이용 디저트로도 제격이다.

작은 컵에 담아 만들면 1인 케이크로 활용할 수 있어 혼밥족들에게 제격이다. 전유민 인턴기자

작은 컵에 담아 만들면 1인 케이크로 활용할 수 있어 혼밥족들에게 제격이다. 전유민 인턴기자

오늘 제안하는 딸기 치즈 케이크 트라이플은 스펀지 케이크 대신 슈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통밀 크래커를 활용했다. 여기에 제철 과일과 생크림 정도만 있으면 누구든지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다.

[레시피] 딸기 치즈 케이크 트라이플(1인분)

통밀 크래커(다이제스티브) 부순 것 2컵, 녹인 버터 1/2컵, 딸기 450g. 크림치즈 450g, 생크림 1컵, 설탕 1/2컵, 바닐라 추출액(바닐라 엑스트렉) 2작은 술 (1컵=240mL)

볼을 준비한다. 통밀 크래커 7~8개 정도를 볼에 넣고 부순다. 통밀 크래커는 슈퍼에서 판매하는 ‘다이제스티브’ 과자를 활용했다. 통밀 쿠키나 식감이 비슷한 다른 크래커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볼에 넣고 도구를 이용해 부숴도 좋고, 지퍼 백에 과자를 넣고 손으로 부숴도 된다.

통밀 과자를 잘게 부순다.

통밀 과자를 잘게 부순다.

부순 통밀 크래커에 녹인 버터 반 컵을 넣어 잘 섞는다. 통밀 크래커에 워낙 수분이 없어 크래커 가루가 잘 뭉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또한 버터의 풍미가 더해져 한층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다.

녹인 버터 반컵을 넣고 잘 섞어준다.

녹인 버터 반컵을 넣고 잘 섞어준다.

볼을 하나 더 준비해 분량의 크림치즈를 넣는다. 분량의 설탕과 바닐라 추출액을 넣고 거품기로 크림치즈 덩어리를 잘 풀어준다.

크림 치즈에 설탕과 바닐라 추출물을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크림 치즈에 설탕과 바닐라 추출물을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크림치즈 덩어리가 어느 정도 풀어지면 생크림을 천천히 부어주면서 농도를 맞춘다. 거품기를 사용해 크림치즈와 생크림이 잘 섞이도록 한다. 크림 농도가 되직하면서도 단단해질 때까지 거품기로 저어준다.

생크림을 넣고 거품기로 저어 크림의 농도를 맞춘다.

생크림을 넣고 거품기로 저어 크림의 농도를 맞춘다.

트라이플에 들어갈 과일을 손질한다. 딸기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준비한다. 이번 레시피에서는 딸기를 사용했는데, 블루베리나 키위, 복숭아, 체리 등 다양한 제철 과일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 복숭아 통조림이나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용해도 된다.

트라이플에 들어갈 과일을 손질한다.

트라이플에 들어갈 과일을 손질한다.

투명한 컵이나 용기를 준비한다. 도시락용으로 만든다면 뚜껑이 있는 용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통밀 크래커 가루를 깔아준다.

투명한 컵에 통밀 가루를 깔고 그 위에 과일과 크림을 올린다.

투명한 컵에 통밀 가루를 깔고 그 위에 과일과 크림을 올린다.

그 위에 딸기 등 과일을 올리고 만들어 놓은 크림을 덮는다. 다시 그 위에 통밀 크래커 가루를 올리고 딸기와 크림을 순차적으로 올린다.

원하는 높이가 될때까지 재료를 순차적으로 쌓는다.

원하는 높이가 될때까지 재료를 순차적으로 쌓는다.

원하는 높이가 나올 때까지 같은 순서로 차례로 올려 층층이 모양이 나오도록 한다. 맨 위에 통밀 크래커 가루가 올라가도록 마무리한 뒤 남은 과일을 올려 장식한다.

맨 위에 통밀 크래커 가루를 뿌리고 과일로 장식한다.

맨 위에 통밀 크래커 가루를 뿌리고 과일로 장식한다.

크림이 어느 정도 굳을 때까지 냉장고에 30분 이상 숙성한다. 크림과 과일의 수분이 크래커에 스며들어 한층 촉촉한 트라이플을 즐길 수 있다.

[유지연의 혼밥의정석] #봄나들이 요리 ④

[쉐프의 팁]  
“생크림의 칼로리가 부담된다면 시판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해도 좋아요. 크림치즈와 플레인 요거트를 잘 섞어 크림처럼 활용하면 보다 상큼한 트라이플을 즐길 수 있죠. 움푹한 용기에 담아 수저로 떠먹는 디저트이기 때문에 크림이 조금 묽어도 괜찮아요.”-GBB키친 이경진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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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동영상=전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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