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8 칸영화제] '버닝' 현지 찬사 속 스티븐 연 눈물

중앙일보

입력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버닝'이 16일 저녁(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됐다. 왼쪽부터 레드카펫에 오른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 배우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 [EPA=연합뉴스]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버닝'이 16일 저녁(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됐다. 왼쪽부터 레드카펫에 오른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 배우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 [EPA=연합뉴스]

“관객의 지적 능력을 기대하는 시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화다.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력하다.”

16일 저녁(현지시간) 제71회 칸영화제 첫 공개된 ‘버닝’에 대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찬사다. 영화는 이창동 감독이 각본상 수상작 ‘시’ 이후 8년 만에 칸 경쟁부문을 다시 찾은 복귀작.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뤼미에르 대극장 3000여석이 가득 찼다. 영화가 끝나자 7분여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창동 감독, 주연의 유아인‧전종서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던 배우 스티븐 연은 현지 관객의 갈채에 끝내 눈물을 비쳤다. 외신 리뷰에선 찬사가 우세한 가운데, 이창동 감독의 최고작은 아니라는 평가도 엿보였다.

관련기사

배우 스티븐 연(화면 맨 오른쪽)은 16일(현지시간) '버닝'의 칸영화제 첫 상영이 끝난 뒤 눈물을 비쳤다. 칸(프랑스)=나원정 기자

배우 스티븐 연(화면 맨 오른쪽)은 16일(현지시간) '버닝'의 칸영화제 첫 상영이 끝난 뒤 눈물을 비쳤다. 칸(프랑스)=나원정 기자

‘버닝’은 종반으로 접어든 영화제에서 16번째로 상영된 황금종려상 후보작이다.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일까. 이날 뤼미에르 대극장은 보조석에라도 앉으려는 이들로 붐볐다. 특히 영화제 관계자의 반응이 뜨거웠다. “모든 프레임 하나하나가 완벽했다. 숨 막힐 정도의 연출이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지오바나 풀비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마카오국제영화제 마이크 굿리지 집행위원장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라 극찬했다.
아직 데일리 매체들의 별점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외신에선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미국 매체 스크린 아나키는 “최근 20년간 전작의 성취를 뛰어넘어온 이창동 감독의 예술적이고 팽팽한 영화”라 호평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영화를 “단순하지만 독창성 있는 스토리를 아름답게 빚어낸 로맨틱 스릴러”라 소개하며 특히 촬영과 음악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버라이어티는 “이창동 감독의 전작과 확연히 구분되는 영화”라며 “파격적으로 관습을 벗어난 스릴러 형식으로 오늘날 젊은 세대의 좌절감에 다가섰다”고 해석했다.

관련기사

아쉬움을 드러낸 매체도 있었다. 인디와이어는 “매력적인 심리 스릴러”라며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주면서도 “‘심각하면 재미가 없다’는 극중 벤(스티븐 연 분)의 대사를 영화도 충고로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순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개막 전부터 ‘버닝’을 기대작으로 꼽아온 필름 스테이지는 “나쁘지 않다. 조금은 구시대적인 성(性) 정치학을 보여주고 있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영화임은 자명하다”면서 B+를 줬다. 로저에버트닷컴은 “이 천천히 불타는 심리 드라마는 영화의 대부분을 의심 속에 남겨둔다”면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로선 실망스럽다”고 했다.

16일(현지시간)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버닝' 배우들. [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은 '버닝' 배우들. [ EPA=연합뉴스]

이날 관람 분위기는 다소 조용한 편이었다. 도중에 자리를 뜨는 관객은 거의 없었지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는 사이 극장을 나가는 관객이 많았다. 통상 영화에 경의를 표하는 기립박수는 엔딩 크레디트가 완전히 올라가고 장내가 밝아진 뒤부터 치게 된다.
미국 아이온시네마가 세계 각국 취재진에 집계한 ‘버닝’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9점으로 지금까지 16편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평가단 20인 중 8명만 참여한 결과여서 점수가 달라질 여지도 있다.
17일 국내에도 개봉한 ‘버닝’은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작가 지망생 종수(유아인 분)가 우연히 재회한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 분)와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 분)에게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그린다.
이창동 감독은 앞서 ‘시’로 각본상, ‘밀양’(2007)으로 전도연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바다. ‘버닝’이 상을 받을 경우 한국감독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세 번째 수상을 하게 된다. 한국영화도 ‘시’ 이후 8년 만에 무관의 설움을 씻을지 주목된다. 수상 결과는 19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영화 '버닝'에서 신예 전종서는 미스터리의 도화선이 되는 해미 역을 맡았다. 사진=파인하우스필름, CGV아트하우스

영화 '버닝'에서 신예 전종서는 미스터리의 도화선이 되는 해미 역을 맡았다. 사진=파인하우스필름, CGV아트하우스

관련기사

칸(프랑스)=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