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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팔레스타인 시위대 향한 이스라엘軍 사격은 끔찍한 폭력”

중앙일보

입력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을 했다. 이로 인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을 했다. 이로 인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면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끔찍한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15일(현지시간) 루퍼트 콜빌 OHCHR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따라 영토를 지킬 권리가 있지만 살상 무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장벽에 시위대가 접근했다는 것은 실탄을 사용할 명분이 못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콜빌 대변인은 장벽에 접근하는 비무장 시위대를 이스라엘군이 무장 정파 하마스로 단정 지으면서 무조건 실탄을 사용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OHCHR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대규모 유혈 사태 이후 전개될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4일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겨냥해 실탄을 발사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AP=연합뉴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시위대 59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 수로는 지난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 폭격한 이후 3년 만에 최다다.

사망자 가운데는 14세 소년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3월 30일부터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졌다.

예루살렘의 미국대사관 개관식 전날(13일)까지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시위대 40여명이 숨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불씨를 키운 것은 지난해 1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며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을 명령했다.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뒀던 미국 외교정책의 큰 변화로 해석됐다.

이스라엘 국기 뒤로 예루살렘 올드시티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국기 뒤로 예루살렘 올드시티가 보인다. [EPA=연합뉴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한다.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감안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은 대부분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이 예루살렘 대사관 축포를 쏘고 이스라엘이 환호했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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