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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분식회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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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틴틴 여러분, 요즘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분식회계라는 말을 보셨을 겁니다. 이달 초 금융시장을 관리·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문제가 시끄럽습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 계열사의 기업 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2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본 것처럼 꾸몄다고 의심합니다. 반면, 삼성 측은 “분식회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시비를 가르기 위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죠.

실적 좋게 보이려 장부 조작해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이 대표적 #투자자와 돈 빌려준 은행도 피해

‘회계’는 아실 테고, ‘분식(粉飾)’은 뭘까요. 사전 말 그대로 하면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거짓으로 꾸미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더 예쁘게 보이도록 얼굴에 ‘분(粉)칠’을 하는 겁니다. 분식회계는 실적을 좋게 보이기 위해 회사 장부에 화장을 하는 것이죠. 사람이 하는 화장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회사장부에 화장을 하면 범죄가 됩니다.

분식회계 방법은 다양합니다. 유무형의 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실제 팔지도 않은 상품을 허위로 가공해 매출이 일어난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 대표적이죠. 기업이 분식회계를 하는 이유는 주가를 올리거나, 회사를 팔 때 좀 더 많은 돈을 받거나, 경영자가 나쁜 실적을 숨기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분식회계 스캔들은 ‘엔론 사태’입니다. 2001년 미국의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인 엔론은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의 분식회계 사실이 내부자 폭로로 드러나 결국 파산했습니다. 엔론의 최고경영자(CEO)는 징역 24년 형을 선고 받았고, 엔론 직원 2만여 명이 직장을 잃었습니다.

국내에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서 둘째로 큰 기업이었던 대우그룹이 41조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죠. 대우그룹 역시 해체됐습니다.

분식회계는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입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자(주주)는 주식에 투자하고 은행은 대출을 해주죠. 그런데 재무제표가 거짓이라면 주주와 은행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회계 투명성이 중요합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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