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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폭언' 이재명 공천 정상아냐” 이재명측 "악의적 편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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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에 후보자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후보측은 남 후보가 경쟁자의 ’가슴아픈 가정사’를 선거에 끌어들여 악용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남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문자나 SNS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 음성파일이 전달돼 왔고, 4개의 파일을 이틀 전 들었다”며 “만약 (이 후보가) 지사가 된다면, 얼마나 많은 도민에게 갈등과 분노의 갑질을 일삼을까, 공적인 분노가 치밀어 이틀 밤을 꼬박 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전 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폭력과 갑질에 눈감는 정당이 아니라면 후보를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 파일을 듣고도 공천을 했다면 정상적 판단이 아닐 것”이라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도덕적 기준에 이 전 시장이 부합한다고 생각하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욕설 파문에 휩싸인 건 성남시장 시절인 2012년이다. 당시 한 언론이 이 후보가 친형과 형수에게 한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의 존재를 보도했고, 이후 이 문제는 이 후보가 선거에 나올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6년 5월 대법원에서 해당 파일의 공개금지 가처분 결정과 함께 공개자에 대해 배상 판결을 내린 상태다.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6ㆍ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전진대회'에서 추미애 대표(오른쪽)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6ㆍ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전진대회'에서 추미애 대표(오른쪽)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이 후보를 겨냥해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그것만 유세차에 틀어놓으면 도민들이 절대 안찍는다”고 말했다. 남 후보가 ‘형수 욕설’ 문제를 꺼낸 것은 불리한 판세를 의식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선 이 음성 파일을 들어본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 후보 인격의 실체를 알고 나면 도저히 찍어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음성 파일을 공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중이다.
이에대해 이 후보측 김남준 대변인은 “당시 셋째 형이 이권개입을 위해 ‘이재명을 만나게 해달라’며 이 후보의 어머니에게 협박과 폭언, 폭행을 가했다”며 “이 음성 파일은 이 후보가 셋째 형 부부에게 어머니에 대한 형의 패륜·폭언을 항의하는 내용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는 욕설을 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며 인정했다”며 “그러나 어머니에 대한 패륜을 분노한 것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016년 대선 토론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이 전모를 알게 되면 (형수에게 욕설을 하게 된 이유를) 납득하리라 생각한다”며 “유포가 금지된 녹취파일이 음성적으로 돌아다니지만 크게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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