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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 사령탑은 강경파?…진선미 "친절한 선미씨가 모토"

중앙일보

입력

“친절한 선미씨를 모토로 삼겠습니다. 제 안의 모든 친절함을 끌어내서 막혀 있는 관계를 함께 열어 가겠습니다.”

진선미 의원은 자신을 '친절한 선미씨'로 소개했다. 13일 오전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지도부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민주당의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홍영표 원내대표-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투톱' 체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앞으로 투쟁만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을 의식한 인사말이었다. 지난 11일 홍영표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원내수석부대표로 진 의원이 거론되자 "두 사람 모두 강성인데 야당과 대화가 제대로 되겠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거친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19·20대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강성 이미지가 구축됐다. 20대 국회에서는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은 데 이어 당의 첫 여성 원내수석부대표가 됐다. 그는 행안위 간사를 맡으면서도 취재진의 전화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아 일각에선 "소통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진 수석부대표는 취재 기자들에게 "제가 '리콜(부재중 통화 회신) 제로'로 알려진 것을 잘 알고 있다. 수석원내부대표 임기 1년을 마친 뒤엔 '친절한 선미씨'로 기억에 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1982년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차체부 용접공으로 입사해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인내심을 갖고 성심성의껏 대화하고 타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동근 신임 원내부대표는 "홍 원내대표가 협상의 달인이지만 가끔 불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럴 땐 제가 원내부대표로서 소방수 역할을 하겠다"고 농담 섞인 설명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까지 선임된 원내대표단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병원 원내대변인,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신동근, 김종민, 이철희 원내부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까지 선임된 원내대표단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병원 원내대변인,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신동근, 김종민, 이철희 원내부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의 '친절한' 협상력을 보여줄 첫 시험대는 14일 예정돼 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직 국회의원 4명의 사직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표결에 부치기로 예고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결사반대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14일까지 사직서 처리를 못 하면 4개 지역구 국민의 참정권이 1년 동안 박탈된다"며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선거 30일 이전(5월 14일)까지 국회의원의 사직이 확정돼야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대 쟁점인 '드루킹 특검'에 대한 새 원내지도부의 입장도 주목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특검에 대해서는 반대한 적이 없다"며 "국회 정상화의 중요한 과제로 (특검 문제 해결이) 돼 있기 때문에 조속히 결론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합의 도출을 어렵게 한 특검의 수사 범위에 대해선 "원내지도부는 특검을 할 것인지 여부만 결정하고 수사 범위 등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홍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 구성원 일부를 발표했다. 신동근·김종민·이철희 의원이 원내부대표로 소개됐고, 원내대변인은 강병원 의원이 맡기로 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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