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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자택 수색해보니 명화 한 점 없는 갤러리…제3장소 은닉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조사관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에 싣고 있다. 관세청은 조양호 일가 자택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21일 평창동 자택 1차 압수수색 이후 11일만에 재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날 관세청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밀공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1]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조사관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에 싣고 있다. 관세청은 조양호 일가 자택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21일 평창동 자택 1차 압수수색 이후 11일만에 재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날 관세청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밀공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1]

밀수ㆍ탈세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고가의 미술 작품이 단 한 점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진 총수일가가 수사에 대비해 미리 의심이 갈만한 물품을 제 3의 장소에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이 조 회장 자택의 비밀공간을 확인했지만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안타깝게도 조금 치웠지 않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 부부가 자택 공간 중 상당 부분을 미술 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많다.

13일 조 회장 평창동 자택의 건축물대장과 건물ㆍ토지등기부 등본 등을 보면 조 회장 자택 중 일부 공간은 주택이 아닌 ‘기타전시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조 회장 부부의 평창동 자택은 지상2층, 지하3층 규모인 평창동 자택은 연면적이 1403㎡(425평), 대지면적은 1600㎡(484평)이며, 이 가운데 15% 정도가 기타전시장으로 건축 허가가 나 있다. 조 회장 부부는 이 공간을 미술전시실로 평소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조 회장 부부는 예술 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진예술에 관심이 많다. 부인 이명희씨는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이기도 하며 그림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일우재단은 사진 미술 전시문화 분야를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앞서 관세청이 두 차례에 걸쳐 이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 고가 미술품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진 총수일가가 밀수ㆍ탈세 수사에 대비해 미리 의심이 갈만한 물품을 제 3의 장소에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조 회장 자택에 대한 세관의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옷을 모두 치우거나 책꽂이를 밀어내야 출입이 가능한 비밀공간이 3곳이나 발견됐지만 밀수ㆍ탈세와 관련된 물품은 나오지 않았다.

김 청장은 비밀공간은 외부인이 봤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그런 장치를 만들어놓고 그 정도로 비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일우재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일우재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

미술품 은닉 의혹에 대해 이날 한진 측은 “조양호 회장의 평창동 자택 갤러리(전시장)는 보태니컬 아트(식물의 특징이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의 양식) 전시장으로, 보태니컬 아트의 대중적인 특징 상 고가의 미술품이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이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우재단에 대해선 “일우사진상 작품의 경우 사진상 수상자의 동의 하에 기부를 받고 있으며, 해당 사진들은 서소문 일우재단에서 보관 중”이라며 “일우재단은 공익재단으로서 정관 상 고가의 미술품 구입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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