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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의 주인공은 나야나…올해 빙수는 얼음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름철 대표 디저트로 꼽히던 빙수가 철을 잊었다. 출시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얼음 경쟁’까지 눈에 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3월 초부터 빙수를 내놨다. 5월 중순에야 등장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3개월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식음료 업계에선 5월 말~6월 사이 빙수를 가장 많이 내놨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시기가 한 달 이상 당겨지면서 4월부터 출시가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위가 점점 빨라지고 길어지다 보니 빙수를 예전보다 앞당겨 내놔도 찾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출시 시기 빨라진 빙수…올해는 '얼음 경쟁'

예년에 비해 올해 나온 빙수는 얼음에 힘을 줬다. 그동안 빙수마다 물을 얼려 만든 투명 얼음이나 흰색의 우유 얼음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얼음의 색이 화려해졌고 맛도 다양하다. 토핑 못지않게 얼음이 빙수의 개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파리바게뜨가 올해 출시한 꽃빙수. 딸기와 망고로 얼음을 만들었다. [사진 SPC]

파리바게뜨가 올해 출시한 꽃빙수. 딸기와 망고로 얼음을 만들었다. [사진 SPC]

투썸플레이스에서 올해 출시한 빙수 4종류는 얼음의 맛과 색이 제각각이다. 오리지널 팥빙수에는 투명 얼음을 넣었지만 ‘레몬셔벗 오미자 빙수’는 붉은 빛의 오미자 얼음을 채웠다. ‘TWG 블랙티 빙수’에는 홍차 얼음을 넣었고 최근 인기가 높은 콜드브루로도 얼음을 만들어 ‘콜드브루 케이크 빙수’를 내놨다.

홍성애 투썸플레이스 상품팀 담당자는 “올해는 빙수의 가장 중요한 속성인 시원함을 강조하기 위해 얼음 차별화에 집중했다”며 “원재료의 색감을 강조하면서 시각적인 즐거움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의 ‘레몬셔벗 오미자 빙수’는 오미자 얼음을 넣었다. [사진 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의 ‘레몬셔벗 오미자 빙수’는 오미자 얼음을 넣었다. [사진 투썸플레이스]

홍차 얼음을 넣어 만든 투썸플레이스 ‘TWG 블랙티 빙수’. [사진 투썸플레이스]

홍차 얼음을 넣어 만든 투썸플레이스 ‘TWG 블랙티 빙수’. [사진 투썸플레이스]

파리바게뜨도 과일로 얼음을 만든 ‘꽃빙수’를 출시했다. 망고와 딸기를 넣어 만든 얼음은 노랑과 분홍 두 가지 색을 동시에 지녔다. 파스쿠찌와 엔젤리너스에선 밀크티 얼음으로 빙수를 만들었다.

전희천 파리바게뜨 음료팀 차장은 “과거에는 다양하고 풍성한 토핑으로 빙수 맛을 차별화 했지만 빙수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얼음이야말로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인기를 끈 우유얼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과일이나 차 등 다양한 재료를 빙수 얼음으로 만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리스의 '옥수수치즈케익빙수'. 최근 유행하는 ‘단짠’ 빙수를 표방한다.

할리스의 '옥수수치즈케익빙수'. 최근 유행하는 ‘단짠’ 빙수를 표방한다.

SNS 마케팅 겨냥, 화려한 토핑 경쟁도 치열

이색 토핑대결도 올해 계속되고 잇다. 할리스커피는 ‘옥수수치즈케익빙수’를 올해 처음 출시했다. 요즘 빙수의 인기 토핑인 치즈케이크에 옥수수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어 최근 유행하는 ‘단짠(달고 짭짤한 맛)’ 빙수를 표방한다.

채소가 들어간 빙수도 등장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올해 신제품으로 ‘당근 초콜릿 빙수’를 내놨다. 발로나 초콜릿과 연유를 섞어 만든 얼음에다 착즙한 당근 주스로 만든 셔벗을 올렸다. 이재진 파크 하얏트 서울 패스트리 셰프는 "진한 초콜릿을 넣은 빙수라 단맛이 강한 과일을 추가하는 대신 당근을 활용해 은은한 맛을 냈다"고 설명했다. 떡카페 '담장옆에 국화꽃'에선 토마토청과 조각을 얹은 토마토 빙수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열대과일 아보카도를 얹은 빙수를 내놨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올해 신제품으로 발로나 초콜릿 우유 얼음에 당근 셔벗을 얹은 ‘당근 초콜릿 빙수’를 출시했다. [사진 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서울은 올해 신제품으로 발로나 초콜릿 우유 얼음에 당근 셔벗을 얹은 ‘당근 초콜릿 빙수’를 출시했다. [사진 파크 하얏트 서울]

떡카페 '담장옆에핀국화꽃'의 토마토와 아보카도 빙수. [사진 담꽃]

떡카페 '담장옆에핀국화꽃'의 토마토와 아보카도 빙수. [사진 담꽃]

업계 관계자는 “빙수가 더 이상 한두 달 잠깐 내놓던 디저트가 아니라 일 년 중 절반 이상 판매해야 하는 품목이 된 만큼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맛은 기본이고 인스타그램 같은 SNS 마케팅을 겨냥해 화려하고 독특한 겉모습에도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색 얼음과 토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현 기자 kang.na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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