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은 1966년 군부대 주둔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왔다. 부대 측과의 협의 끝에 46년 만인 2011년 처음 개방한 후 매년 3~4회씩만 정상 탐방을 허용하고 있다. 올해 첫 번째 정상 개방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기념한 이벤트들과 함께 진행된다.
12일 올해 첫 정상 개방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 행사도 #광주·담양·화순 지역 시민 참여 #풍물패, 합수제 퍼포먼스 등 열려 #“지질 국제플랫폼센터 구축 계획”
광주광역시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2일 올해 첫 무등산 정상 개방행사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지난해 10월까지 21차례에 걸쳐 진행된 정상 개방 행사에는 총 40만7000명이 다녀갔다.
이날 개방되는 무등산 정상노선은 서석대 주상절리대를 출발해 군부대 내 지왕봉과 인왕봉을 거쳐 부대 정문으로 나오는 0.9㎞ 구간이다. 정상을 방문하려는 탐방객은 군부대 출입을 위해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기념하는 행사는 광주와 담양·화순 시·도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문빈정사 앞에서 열리는 풍물패 길놀이를 시작으로 무등산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산 정상에서는 길놀이와 ‘모심, 타고, 살림, 지오난장’ 등을 주제로 한 제천행사를 연다. 광주·담양·화순 등 3개 지역의 합수·합토제를 표현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광주시는 탐방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질서 요원들을 취약지에 집중 배치키로 했다. 119구급차량과 헬기 등도 대기시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또 시내버스 1187번, 1187-1번 노선을 증편 운행하고 장원초등학교 운동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한다.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달 1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무등산권 지질공원을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137번째, 국내에서는 제주도, 청송군에 이어 세 번째다.
무등산권이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생태학적·고고학적·문화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광역시와 담양군,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051.36㎢의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다. 공원 내에 천왕봉·지왕봉·인왕봉 등 무등산 정상 3봉과 서석대, 입석대, 화순 공룡화석지, 적벽 등 20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역사문화명소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담양 죽녹원 등 42곳이 포함됐다. 이중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기둥이 절경을 이룬 입석대와 서석대는 무등산의 상징이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8700만~85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화산폭발에 의해 생성됐다. 세 차례 이상 분화가 이뤄지면서 정상부인 천왕봉과 입석대·서석대·광석대·신선대 등에 주상절리대가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광주·전남의 브랜드가치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무등산권의 경우 제주도나 말레이시아의 랑카위 등에 비해 지질명소나 역사문화자원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단일 절리면의 크기 역시 세계 최대 규모다. 한 면이 0.3∼7m인 5·6각형 모양의 절리대가 20∼40m 높이로 뻗어있다. 제주 바닷가 등 다른 주상절리대와는 달리 해발고도 750m에서 정상인 1187m의 고지대에 위치한 것도 특징이다.
광주시는 지질학적·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무등산권을 세계적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무등산권 전체를 지오 투어리즘(geotourism·지질관광)의 중심지로 조성해가는 게 목표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관, 세계지질공원 아카이브 등이 포함된 국제플랫폼센터 구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