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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백악기 주상절리대 ‘지질 관광’ 메카로 띄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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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11년 46년 만에 처음 개방한 무등산 정상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1년 46년 만에 처음 개방한 무등산 정상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무등산 정상은 1966년 군부대 주둔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왔다. 부대 측과의 협의 끝에 46년 만인 2011년 처음 개방한 후 매년 3~4회씩만 정상 탐방을 허용하고 있다. 올해 첫 번째 정상 개방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기념한 이벤트들과 함께 진행된다.

12일 올해 첫 정상 개방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 행사도 #광주·담양·화순 지역 시민 참여 #풍물패, 합수제 퍼포먼스 등 열려 #“지질 국제플랫폼센터 구축 계획”

광주광역시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2일 올해 첫 무등산 정상 개방행사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지난해 10월까지 21차례에 걸쳐 진행된 정상 개방 행사에는 총 40만7000명이 다녀갔다.

이날 개방되는 무등산 정상노선은 서석대 주상절리대를 출발해 군부대 내 지왕봉과 인왕봉을 거쳐 부대 정문으로 나오는 0.9㎞ 구간이다. 정상을 방문하려는 탐방객은 군부대 출입을 위해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이자 조선10경 중 하나인 화순 적벽. [프리랜서 장정필]

무등산권 지질공원이자 조선10경 중 하나인 화순 적벽. [프리랜서 장정필]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기념하는 행사는 광주와 담양·화순 시·도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문빈정사 앞에서 열리는 풍물패 길놀이를 시작으로 무등산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산 정상에서는 길놀이와 ‘모심, 타고, 살림, 지오난장’ 등을 주제로 한 제천행사를 연다. 광주·담양·화순 등 3개 지역의 합수·합토제를 표현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광주시는 탐방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질서 요원들을 취약지에 집중 배치키로 했다. 119구급차량과 헬기 등도 대기시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또 시내버스 1187번, 1187-1번 노선을 증편 운행하고 장원초등학교 운동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한다.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달 1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무등산권 지질공원을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137번째, 국내에서는 제주도, 청송군에 이어 세 번째다.

무등산권이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생태학적·고고학적·문화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은 광주광역시와 담양군,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051.36㎢의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다. 공원 내에 천왕봉·지왕봉·인왕봉 등 무등산 정상 3봉과 서석대, 입석대, 화순 공룡화석지, 적벽 등 20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역사문화명소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담양 죽녹원 등 42곳이 포함됐다. 이중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기둥이 절경을 이룬 입석대와 서석대는 무등산의 상징이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8700만~85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화산폭발에 의해 생성됐다. 세 차례 이상 분화가 이뤄지면서 정상부인 천왕봉과 입석대·서석대·광석대·신선대 등에 주상절리대가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무등산권 지질공원이 광주·전남의 브랜드가치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무등산권의 경우 제주도나 말레이시아의 랑카위 등에 비해 지질명소나 역사문화자원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단일 절리면의 크기 역시 세계 최대 규모다. 한 면이 0.3∼7m인 5·6각형 모양의 절리대가 20∼40m 높이로 뻗어있다. 제주 바닷가 등 다른 주상절리대와는 달리 해발고도 750m에서 정상인 1187m의 고지대에 위치한 것도 특징이다.

광주시는 지질학적·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무등산권을 세계적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무등산권 전체를 지오 투어리즘(geotourism·지질관광)의 중심지로 조성해가는 게 목표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관, 세계지질공원 아카이브 등이 포함된 국제플랫폼센터 구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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