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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 코앞인데 … 한국·일본 스타 줄줄이 부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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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9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갈비뼈를 다쳐 들것에 실려 나오는 염기훈(가운데). [연합뉴스]

9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갈비뼈를 다쳐 들것에 실려 나오는 염기훈(가운데). [연합뉴스]

월드컵 개막 직전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낙마하는 ‘한국 축구의 잔혹사’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염기훈, 갈비뼈 골절로 출전 불투명 #김민재·김진수 등 수비수도 다쳐 #일본도 가가와 부상에 전전긍긍

프로축구 수원 삼성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35)은 지난 9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 도중 후반 31분 상대선수에게 태클을 당해 교체 아웃됐다. 수원 구단은 “정밀 검사 결과 오른쪽 네 번째 갈비뼈가 부러졌다. 선수가 숨을 쉴 때마다 통증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갈비뼈 골절은 최소 4주간 치료를 요하는 중상이다. 다음달 15일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염기훈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실축해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각도상 오른발로 차야했지만, 자신 있는 왼발슛을 고집하다 득점 찬스를 놓쳤다.

와신상담한 염기훈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멋진 왼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7년 전의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의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를 담당하는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주목 받았다. 그런데 염기훈이 빠지게 되면서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왼발 해결사’에 대한 고민을 추가로 짊어지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요즘 “월드컵 본선 상대국보다 부상이 더 무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주축 수비수들이 줄줄이 다쳐 수비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앙수비수 김민재(22·전북)는 지난 2일 대구 FC와 K리그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를 다쳤다. 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회복까지 4~6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왼쪽 수비수 김진수(26·전북)는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5주 진단을 받았다. 오는 14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둔 신 감독은 김민재와 김진수를 포함시킬지, 일찌감치 대체 선수를 발탁할지 고민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26)도 10일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발을 절뚝이는 모습을 보여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긴장시켰다. 손흥민은 지난달 1일 첼시전 이후 줄곧 왼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진통제를 먹어가며 뛰고 있지만, 통증이 계속되면 곤란하다.

월드컵 개막 직전 대표팀 주축 멤버가 다친 건 염기훈이 처음이 아니다. 황선홍(49) 전 FC 서울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출국 직전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부상 회복을 기대하며 월드컵에 동행했지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한국축구 월드컵 개막 직전 ‘부상 잔혹사’

한국축구 월드컵 개막 직전 ‘부상 잔혹사’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절정의 골 결정력을 과시하던 이동국(39·전북)도 K리그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눈물을 흘렸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6·서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에 열린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낙마했다. 현재 재활 중인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최종명단에 뽑혔지만 오른 발목을 다쳐 끝내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라이벌 일본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심 중이다. 특히나 ‘전술 구심점’ 가가와 신지(29·도르트문트)의 부상 공백이 뼈아프다. 가가와는 지난 2월 경기 중 왼 발목을 다친 이후 회복이 더뎌지면서 소속팀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재일 스포츠칼럼니스트 신무광 씨는 “가가와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거나,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일본의 16강 진출 전략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32·레스터시티), 풀백 사카이 히로키(28·마르세유), 미드필더 기요타케 히로시(29·세레소 오사카) 등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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