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입는 옷보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정장형 교복. 이 정장형 교복 자체를 티셔츠와 반바지로 정한 학교가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교복을 입지 않으면 불량스러워 보이지 않겠느냐고요? 학생들이 교복을 벗었더니 수업 참여 태도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가람고등학교는 후드티와 반바지가 '교복'입니다. 후드티·반바지 교복을 도입한 후 학생들에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이준희 한가람고등학교 교감은 9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교복에 후드티와 반바지를 도입한 데 대한 경과를 설명했습니다.
이 교감은 "사복보다 경제적이고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는 교복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장형 교복은 성인보다 활동량이 많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불편하다"며 "후드티·반바지 교복 도입 후 학생들이 등교 후 교복을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복장 관련 규정도 기존 정장형 교복과 비교하면 유연해져 선생님과 학생들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후드티·반바지 교복이 도입되면서 '교복을 줄였네마네' 등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이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줄어들어 사제간의 사이가 가까워졌다는 설명인데요. 이 교감은 이를 두고 "선생님들이 수업에 더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했습니다.
이 교감이 전하는 후드티·반바지 교복의 장점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그는 "후드티를 포함한 동복은 서울시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14%가량 가격이 저렴하고 반팔·반바지 하복은 평균 12% 정도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는데요.
"학생들이 입기 편한 옷을 입고 다니니 활동량이 많이 늘었겠다"는 질문에는 "선생님들이 후드티·반바지 교복 도입 후 학생들의 태도가 전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후드티·반바지 교복 도입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뷰를 진행한 김성준 앵커는 "교복 한 벌 마련하는데 40만원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학생들이 마음이 자유로우려면 몸이 자유로워야 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자유로운 교복 문화가 많이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