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삼성바이오 감리위는 대심제 적용, 삼성생명은 자발적 개선안 가져와라”

중앙일보

입력 2018.05.09 16:56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논란에 대해 대심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심제는 금융감독원과 회사 관계자가 동시에 출석해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공방을 벌이는 방식이다.

감리위서 금감원과 삼바 관계자 나와 공방 허용
김동연 부총리 "감리위, 증선위 거쳐 최종 결정"

최 위원장은 9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심제는 감리위원들의 판단에 달려 있지만 당연히 적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그는 또 “금감원이 전례 없이 (회계규정 위반) 사전통지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고 시장에 충격과 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신속히 진행하되 그 과정에서 전문가와 양쪽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가면서 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심제는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과 의견 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도입한 제도다. 지난달 한진중공업 심의 때 처음으로 시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대심제 적용을 요청한 상태다.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는 오는 17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재 여부를 논의하는 첫 회의를 연다. 감리위원장은 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이 맡고 있다.

최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 사전통지 내용을 공개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규정을 찾아봤는데 공개하면 안 된다는 법적인 근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통지문에는 절대로 공개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적혀 있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중앙포토]

최종구 금융위원장. [중앙포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에 대해 최 위원장은 “미국 나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고 있던 것을 우리가 잡았다”며 “유망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자 기업도 상장시키는 것은 우리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과 홍콩 증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 규정을 고친 것은 문제로 삼을 여지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제도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말도 했다. 그는 “사전통지 사실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생긴 만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며 “금감원이 사전통지 사실을 공개해도 되는지 등을 별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에 대해선 “해당 금융회사가 단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다시 한번 압박했다. 최 위원장은 “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마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며 “삼성생명도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발적 개선안이 나오면 향후 정책방향에 참고ㆍ반영하고, 국회 법률 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다만 보험업법 감독규정에는 계열사 주식의 가치를 계산할 때 취득 원가(장부가격)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기준을 시장가격으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만일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어치의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팔아야 한다.

최 위원장은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하면 감독규정 개정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시장에 혼란이 야기된 건 사실”이라며 “중간에 나오는 바람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9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금감원도 권위 있는 기관으로서 전문성을 갖고 한 것이라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감리위와 증선위의 결정까지 난 뒤에 (외부에 공개가)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부총리는“공인회계사회라든지 유수의 회계법인 쪽에서는 다른 얘기를 했던 기록도 있다”며 “감리위와 증선위를 거친 최종 결정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주정완ㆍ하남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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