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격 회동했다. 지난 3월 25~28일 극비리에 전용열차 편으로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난 이후 43일 만이다.
中언론 "김정은, 7일 다롄서 시진핑 만나" #김정은 "비핵화 입장 확고"…시진핑 "적극적 역할 원해"
8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랴오닝성 다롄에서 7일 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조선 노동당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107(2018)년 5월 7일부터 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 대련시를 방문하시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또다시 상봉하시였다”고 보도했다.
회동에서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와 정세 완화 방면에서 적극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유관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며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애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20분쯤 중국 다롄 공항에서 중국 측 관계자 배웅을 받고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롄 공항엔 김정은의 전용기가 북한 국영 고려항공기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일본 NHK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다롄 공항에서 촬영된 북한 비행기엔 김정은 위원장을 상징하는 엠블럼이 붙어있었다”면서 “이런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는 인물은 김정은 또는 그의 여동생 김여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7~8일 중국내 주요 공항의 이착륙이 일시 제한되고 교통이 통제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고, 8일 오후부터 각종 교통 통제가 일제히 풀렸다.
앞서 다롄 중심부 주요 도로에는 수 미터 간격으로 경찰관이 배치되고 해외 요인의 숙박시설로 통하는 도로가 봉쇄돼는 등 경비가 삼엄하다고 일본 교도통신과 NHK가 전했다. 특히 8일 오전엔 영빈관 인근 도로의 통행이 금지되고 도로변에 많은 경찰관이 배치됐다.
북·중간 두 정상의 회동은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담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미국 고위당국자들이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PVID)’ 등을 언급하며 선(先)비핵화를 강조하고 있어 북한이 불만스러워 한다는 관측이 있다.
북중 밀착을 재확인함으로써 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으로선 차이나 패싱론을 일축한다는 데서 이례적인 한 달여만의 정상회담 실현에 이해관계가 일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