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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의장·당대표·원내대표 수퍼 선거시즌 … 의원 20명이 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수도권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한 여성 의원은 최근 일요일 교회 예배를 마치고 나오다가 깜짝 놀랐다. 당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 중인 한 의원이 교회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서다. 한 당직자는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의원들을 만나려고 공항에 나가 원내대표 선거운동을 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곤 했는데 이제 지역구 교회까지 찾아가 득표전을 벌이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홍영표·노웅래 원내대표 대결 예상 #문희상·박병석·원혜영 의장 3파전 #송영길·김두관·이종걸 등 당권 경쟁

여당인 민주당이 요즘 내부 선거전으로 뜨겁다. 이달부터 8월 사이에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과 새 당 대표·원내대표 등 여의도 권력 ‘빅 3’가 한꺼번에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8월 전당대회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만 10여 명이고,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경선 주자까지 합치면 줄잡아 후보가 약 20명에 이른다. 소속 의원 121명 중 약 6분의 1이 선거판에 뛰어드는 셈이다.

코앞에 닥친 선거는 11일 열리는 원내사령탑 경선이다. 꽉 막힌 국회를 풀고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도 원내 주도권을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원식 현 원내대표에게 7표 차로 패배한 뒤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한 홍영표 의원과 2년 전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다가 역시 재수에 나서는 노웅래 의원 간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홍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문재인 정부 역점 법안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데다 지난 1년간 표를 꾸준히 다져왔다는 점에서 다소 유리한 구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노동계 출신 강성 이미지의 홍 의원보다 언론인 출신의 균형감각을 갖춘 노 의원이 낫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정세균 의장 후임자를 가려내기 위한 국회의장 후보 경선(16일)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6선의 문희상 의원과 5선의 박병석·원혜영 의원 간 3파전 양상이다. 이들은 저마다 여야 관계 복원과 협치의 적임자라며 각종 행사장에 나타나 눈도장을 찍거나 의원실로 편지를 보내는 등 대면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8월 전당대회도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2020년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자리인 만큼 당권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4선 송영길, 초선 김두관 의원이 일찌감치 전국을 돌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는 관측 속에 5선 이종걸 의원, 4선 김진표·설훈 의원, 3선 윤호중·이인영 의원, 재선 박범계 의원 등이 당 대표 또는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6월 서울 송파을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재성 전 의원도 원내 재입성할 경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빅3 경선의 열쇠는 당 핵심 지지층인 친문 표심이 쥐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중반 국정운영을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후보군에 친문 표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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