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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덕에 신바람난 커피점 사장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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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백진성

백진성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베이가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덕에 지난달 매장 평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백진성(39·사진) 커피베이 대표는 “매출 증가는 지난 3월 말부터 방영한 드라마에 커피베이가 지속해서 노출된 덕분으로 보인다”며 “창업 문의도 드라마 방영 전보다 2.5배 늘었다”고 했다.

PPL 대박난 커피베이 백진성 대표 #드라마 협찬 후 창업 문의 2배 증가 #작년 미국 내 가맹사업 승인 받아 #중간 가격대 브랜드로 틈새 공략

그는 “드라마 초반 손예진씨가 직장 상사의 성추행 등으로 고충을 겪는데, 실제처럼 비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이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에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지난 2015년 미국 월마트 내 커피전문점 입점 공개입찰에서 미국·캐나다의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계약을 따냈다. 5000여 월마트에 입점할 수 권리를 얻은 것이다. 이듬해 새크라멘토 월마트 2곳에 커피베이 직영점을 론칭했으며, 지난해엔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내 가맹 사업 승인을 받았다.

최근 다섯 군데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커피베이는 토종 중간 가격대(아메리카노 2800원) 커피 브랜드로, 지난해 매출은 192억원이다.

중가 커피 시장은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백 대표는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편의점 커피가 급성장하며 점주들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드라마로 인해 인지도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7만여 커피점·카페의 평균 매출은 1582만원으로 상반기(1619만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촬영한 커피베이 매장은 수원 망포점을 비롯해 야탑중앙점·서울시립대점 3곳이다. 이상은 수원 망포점주는 “드라마를 보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하루 20여 명 정도”라며 “지난달 매출이 평소보다 20% 늘었다. 8월 성수기만큼 했다”고 말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연상연하 커플인 윤진아(손예진 분)·서준희(정해인)의 아슬아슬 로맨스가 줄거리로 손예진은 커피 회사의 슈퍼바이저로 일하며, 정해인은 게임회사에 다닌다. 특히 정해인은 ‘핸님앓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여성 시청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베이의 드라마 노출은 간접광고(PPL) 형태다. 매장과 브랜드 로고를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홍보하는 방식이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카페 등이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는 PPL 광고료는 편당 2000만~3000만원이다. 커피베이는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협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제작사에서 연락이 올 때는 드라마가 이 정도로 뜰 줄 몰랐다. (저렴한 PPL 비용은) 시기가 잘 맞은 덕분이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 촬영으로 인한 각 가맹점의 영업 손실은 본사에서 전액 보존해주는 조건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뒤 명소로 거듭난 카페는 적지 않다. 지난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에 등장하며 이목을 끈 서울 부암동 ‘산모퉁이’ 카페가 대표적이다. 드라마 주인공 공유 팬들이 찾기 시작하며 카페는 물론 부암동이라는 동네까지 유명세를 치렀다. 이후 드라마가 일본·중국·동남아 등에 차례로 방영되며 한류 명소로까지 자리 잡았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 촬영 후 카페로 새로 단장한 제주 남원읍 ‘서연의집’도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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