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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호랑이·수달 같은 위기의 동물, 국내 267종 있죠

중앙일보

입력

매년 5월 22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입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종과 생태계, 유전자가 다양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날이에요. 올해는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이 25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구 환경이 파괴되면서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하는 생물들이 크게 늘어나자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게 된 건데요.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협약의 154번째 회원국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주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멸종위기 생물.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생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까요.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자료=국립생물자원관·amoeba gumbook

호랑이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죠. 호랑이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무섭고도 친숙한 동물이었지만, 점차 그 수가 줄어들어 지금은 옛날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는 동물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포획된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북한 함경도 지역에는 극히 적은 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죠. 호랑이는 중국 동북부 지방과 시베리아 일대의 깊은 산 밀림 속에 주로 살고 있는데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사냥과 산림 파괴로 인해 수가 줄어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귀한 대접을 받게 됐습니다. 호랑이의 모피와 가죽은 물론, 뼈·이빨까지 갖고자 했던 사람들의 욕심 앞에서 맹수인 호랑이조차 힘없이 사라져간 셈이죠.

수달

귀여운 얼굴로 인기 만점인 수달. 하천이나 호숫가에 사는 수달에게는 수질오염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한때는 모피나 가죽을 얻기 위해 수달을 마구 잡기도 했죠. 또 댐 같은 인공 구조물이 설치되거나 도시화로 인해 자연 하천이 사라지면서 살 곳을 잃기도 해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지을 때는 동물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겠죠. 수달은 물가에 있는 바위 구멍이나 나무뿌리 밑 또는 땅에 판 구멍에서 살아요. 출입구는 물가 쪽으로, 공기구멍은 땅 위쪽으로 내서 살기 좋은 집을 만들죠. 짧은 다리와 물갈퀴로 물속에서는 행동이 빠르지만 땅 위에서는 동작이 느립니다. 그래서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물속으로 잠수해요. 밤에 활동하기 좋아하는 야행성이랍니다. 지난달 서울 시내 하천에서 수달 몇 마리가 발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죠.

반달가슴곰  

가슴에 멋진 흰색 반달무늬가 있는 반달가슴곰은 곰의 쓸개를 약재로 사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지금은 매우 희귀한 동물이 되었어요. 불곰보다 몸이 작고, 몸 전체가 광택이 나는 검은색 또는 갈색·적갈색 털로 덮였죠. 간혹 반달무늬가 없는 반달가슴곰도 있어요. 날카로운 발톱은 나무껍질을 벗겨 액즙을 핥아 먹는 데 이용하고 나무에 오를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갈고리처럼 사용해요. 매우 영리하고 후각이 특히 발달해 냄새를 잘 맡는답니다. 과일·도토리·나무뿌리 같은 식물도 먹고, 곤충·물고기·새 등 동물도 잡아먹어요. 꿀을 무척 좋아해서 벌에 쏘이면서도 벌집을 통째로 먹기도 해요. 겨울에는 굴이나 나무 구멍에서 겨울잠을 자죠. 최근에는 지리산에서 진행된 복원사업으로 새끼들이 많이 태어나면서 확인된 야생 반달가슴곰이 56마리로 늘어났다고 해요.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는 큰 몸집에 긴 귀깃이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숲보다는 바위가 많은 바위산에 주로 살아요. 바위나 나무 위에 직립 자세로 앉아 ‘포-, 호-’ 또는 ‘푸-, 호-’ 하는 소리를 반복해서 내죠. 날개 치는 소리 없이 먹잇감에게 조용히 다가가 사냥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발과 깃털에 부드러운 털이 많이 나 있어 소리를 흡수해주죠. 또 270도까지 목이 돌아가기 때문에 양옆과 뒤쪽까지 잘 볼 수 있답니다.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수리부엉이는 밤에 사냥을 잘 할 수 있어요. 도로 건설, 골프장 개발 등으로 숲이 파괴되면서 수리부엉이의 살 곳과 먹잇감에도 변화가 생겼는데요. 하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던 수리부엉이가 차에 치이기도 한대요.

수원청개구리

경기도 수원시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고유종은 특정 국가에만 살고 있는 생물종이라는 뜻인데요, 우리나라 공유종이라는 건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생물이라는 얘기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개구리 중 가장 크기가 작아요. 겉모습으로만 보면 청개구리와 비슷하지만 독특한 울음소리로 둘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원청개구리는 낮은 금속성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발가락에 흡반(빨판)이 발달되어 있어 나뭇잎에 잘 붙어 있죠. 주로 낮은 평야 지역의 물웅덩이·수로·농경지 등에서 살아요. 따라서 농지를 개발할 때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는지 살펴보고 가능하면 서식처를 원래대로 보존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붉은점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라는 이름은 모시 같은 반투명 날개에 붉은 점이 뚜렷하게 나타나있어 붙여졌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정선과 경남 의령·창령 지역에 살고 있고, 중국 북동부와 극동 러시아 지역에서도 발견됩니다. 양지바른 풀밭이나 숲 가장자리를 좋아해요. 나무딸기·엉겅퀴·기린초 등에서 꿀을 빨아 먹죠. 그런데 원래 살던 곳에 나무가 너무 무성해지면서 풀밭이 사라져 살 곳을 잃고 있어요. 예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관상용으로 마구 채집한 것도 붉은점모시나비가 사라져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알과 애벌레, 번데기 시절을 거쳐 5월 즈음에 성충이 되기 때문에 주로 봄철에 붉은점모시나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가보호종이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존·보호하기 위해 환경부·해양수산부·문화재청·산림청이 법률로 지정 보호하는 생물들을 말합니다.

환경부  
보호대상 :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
관련법률 :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해양수산부  
보호대상 : 보호대상 해양생물 (77종)
관련법률 :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문화재청  
보호대상 : 천연기념물 (70종)
관련법률 : 문화재보호법

산림청  
보호대상 : 희귀식물, 특산식물 (571종)
관련법률 :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적색목록이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 멸종 위험이 높은 생물을 선정해 이들 종의 분포와 서식 현황 등을 정리해놓은 것을 말합니다. 야생생물의 멸종을 방지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죠. 1966년 적색목록 자료집을 처음 발간했는데 이때 책 표지가 위기를 나타내는 붉은색이었기 때문에 이후 ‘적색자료집(Red Data Book)’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멸종위기 생물의 상태를 알리고 보호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발간하죠. IUCN 말고도 각 나라들은 자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을 선정해 별도의 적색자료집을 만드는데요.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적색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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