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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문정인 특보에 "김정은 특보냐…즉각 해임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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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1차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제11차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야당은 “특보직을 해임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 특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에서 주한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일 당 최고ㆍ중진 연석회의에서 “문정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보인지 김정은 위원장의 특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은 문 특보 주장이 본인의 생각과 분명히 다르고,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과 다르다고 한다면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며 “(문 특보의 말은)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라고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없는 한반도 실행이라는 판문점 선언이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핵우산 철폐를 의미했던 건지 분명히 국민들에게 대답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문 특보의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은 청와대와의 긴밀한 교감 속에 선제적 여론 조성 차원에서 진행된 역할 분담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주한 미군 철수가 청와대의 뜻이 아니라면 문 특보를 즉각 파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바른미래당)도 페이스북에서 “문 특보가 미국 외교전문잡지 기고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슬그머니 거론한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그가 문 대통령의 뜻을 미리 밝힌 것이 아닌가 싶어 더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 문제가 북한 핵무기의 되돌릴 수 없는 완벽한 폐기가 확인되기 전에 논의되는 것을 단연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정인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남북회담 논의방향 및 북미회담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정인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남북회담 논의방향 및 북미회담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도 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말을 전달하면서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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