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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난 ‘황새’ … 사령탑 대타는 ‘을용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황선홍(左), 이을용(右)

황선홍(左), 이을용(右)

“마음이 무겁다. 부족함을 채우는 계기로 삼겠다.”

성적 부진 황선홍 서울 감독 사퇴 #남은 시즌 이을용 감독 대행 체제

지난달 30일 스스로 물러난 프로축구 FC서울 황선홍(50) 감독이 1일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긴 작별 인사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9위(2승4무4패·승점 10)에 처지는 등 부진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홈에서 상주 상무와 0-0으로 비기자, 다음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이재하 서울 단장은 1일 “면담하면서 잔류를 설득했지만, 황 감독이 ‘사퇴하는 게 팀을 위한 길이다. 감독직을 더 수행한다고 팀이 더 좋아질 상황이 아닌 거로 판단했다’며 확고한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장쑤 쑤닝 사령탑으로 옮겨간 최용수 전 감독 후임으로 2016년 6월 서울을 맡은 황 감독은 그 해 K리그1 우승과 FA컵 준우승을 일궈냈다. 세 차례 우승 트로피(리그 1회, FA컵 2회)를 들었던 포항 사령탑 시절(2011~15년)에 이어 또 한 번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K리그1에서도 5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엔 초반부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개막 전 데얀·윤일록·김치우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적하는 리빌딩 후유증도 심각했다. 팬들은 황 감독 현역 시절 별명(황새)을 넣어 ‘황새, 아웃(out)!’ 구호까지 외쳤다.

황 감독은 SNS에 올린 작별 인사에서 “더 좋은 팀과 더 좋은 결과물을 선물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함이 크다. 미래에 어떤 위치에 있든 그동안의 경험을 계기로 삼아 더 좋은 ‘축구인 황선홍’이 되겠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1일 오전 숙소인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서울은 K리그1 11라운드(2일) 경기를 치르기 위해 1일 경남 창원으로 이동했다. 남은 시즌은 일단 이을용(45)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서울 2군 코치를 맡아온 이 대행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팀을 맡았다. 이재하 단장은 “시즌이 진행되고 있어 큰 변화보다는 내부 상황을 잘 알고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최근엔 2군에 있었지만, 현역 때 서울에서도 활약해 팀 색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코치도 해왔기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2003~04년, 06~08년 다섯 시즌 동안 서울에서 활약했고, 2007, 08년에는 주장도 맡았다.

이 대행은 “(대행직 수락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컸다.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어떤 이유가 됐든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점에 대해선 책임감을 느낀다”며 “서울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2일 경남 원정경기에 이어, 5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수퍼 매치’도 치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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