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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공장 3곳 시설투자에 2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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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서 투입할 자금을 어떻게 배분할지 잠정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절반 정도는 한국GM 시설투자에 쏟아 붓고, 협력사 지원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입한다. 운영자금·연구개발(R&D)에도 예산을 분배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GM 판매 회복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신규 자금 3조9000억 배분 윤곽 #국내 부품 협력사 지원에 1조원 #희망퇴직 위로금, 성과급 등 용도 #한국GM 운영자금도 9000억 배정

산업은행 실사가 끝나는 대로, GM은 일단 기존 한국GM에게 빌려줬던 차입금(28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을 전액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GM에 투입했던 이 돈과 별개로 GM은 한국GM에게 36억 달러(3조9000억원)를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27억 달러(2조9100억원)는 신규대출 ▶8억 달러(8800억원)는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 ▶1억 달러(1100억원)는 단기회전대출 방식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렇게 신규로 투입하는 자금 중 40% 정도(18억 달러·1조9000억원)는 한국GM 부평·창원·보령공장의 시설투자비로 활용한다. 시설투자비는 한국GM이 향후 신차를 개발·생산할 때 생산 설비를 교체한다거나, 충돌 테스트를 시험할 수 있는 장소를 설립할 때 이에 필요한 시설에 투자하는 돈이다.

GM은 2019년부터 차세대 엔진, 2021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각각 부평공장에서 생산한다. 또 2022년부터는 창원공장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하기로 했다.

또 23% 정도의 신규 투자금(10억 달러·1조1000억원)은 국내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는 데 쓴다. 신차를 국내 시장에서 생산할 때 주요 부품을 한국 부품업체가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GM은 지난달 20일 글로벌 부품 기업을 대상으로 125개 최우수 협력업체(Supplier of the Year)를 선발했는데, 이중 27개가 한국 중소·중견 기업이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 2종 부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금형·부품설계·부품생산에 지원,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신규 투자금(8억 달러·9000억원)은 한국GM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예컨대 희망퇴직을 신청한 한국GM 임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한다거나, GM 본사로부터 빌린 대출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때 쓰는 돈이다. 한국GM은 지난 4월 지급했어야 할 5000억원 안팎의 위로금과 700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아직 임직원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이 투입하는 신규자금(7억5000만 달러·8000억원)은 한국GM 연구개발비(R&D) 등으로 사용한다. 이 돈은 GM이 대출 형태로 빌려주는 것과 다르게, 자본금 출자 방식으로 투입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 없이 신규 투자가 가능하다.

GM과 정부의 지원을 업고 한국GM은 본격적으로 영업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GM의 내수 시장 판매량(6272대·3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6% 급감하며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당장 판매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 이달 안으로 경차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내수 판매량 회복에 시동을 건다. 스파크는 2016년까지만 해도 7만8000여 대가 팔린 GM의 전략 차종이다.

또 다음 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퀴녹스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다. 북미·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하는 형태다. 커지는 한국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장현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최근 20~30% 정도 유출된 R&D 핵심 인력과 800명 정도 감소한 영업 인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가 한국GM 경영 정상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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