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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16.6% 떨어진 싼타페, 중고차 값 최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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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중고차 가치가 가장 높은 차량은 현대차 싼타페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일보가 1일 자동차 거래 애플리케이션 직카의 빅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감가상각률을 분석한 결과다.

국산 SUV 감가상각률 분석해보니 #새 차 3095만원에 산 싼타페 #두 해 타다 팔면 2581만원 받아 #소형선 코나, 준중형은 스포티지 #중고차 시장서 가장 값 잘 받아

공장·기계설비나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데, 특히 유형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비율을 감가상각률이라고 한다. 자동차도 출고 이후 운행을 많이 할수록 판매할 때 받을 수 있는 가격이 내려가는데, 특히 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판매가격의 평균치를 집계했다.

직카 빅데이터연구소가 엔카·보배드림·KB차차차·다나와 등 4개 중고차 매매 웹사이트에서 국내 5개 자동차 제조사의 23개 SUV 차종 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2년 후 감가상각률은 싼타페가 최저였다. 평균 3095만원에 구입한 싼타페는 2년 후 통상 2581만원에 거래됐다(-16.6%).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비해 경쟁모델로 꼽히는 기아차의 쏘렌토는 감가상각률이 -17.1%(2985만원→2476만원)였고,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20.1%(2722만원→2175만원)였다. 르노삼성차의 QM6(-22.5%)와 한국GM의 캡티바(-28.1%) 등 동급 SUV와 비교하면 싼타페의 중고차 가치는 더 도드라진다.

예컨대 가장 감가상각률 차이가 큰 캡티바의 경우 신차 가격(평균 3335만원)은 싼타페(평균 3095만원)보다 240만원 비싸다. 하지만 2년 후 중고차 가격은 싼타페(2581만원)가 캡티바(2399만원)보다 오히려 비쌌다. 더 싸게 산 싼타페를 2년이 지나면 캡티바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싼타페 효과’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최근 싼타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여기에는 이와 같이 높은 중고차 가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1일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싼타페는 3월 판매대수 1만1619대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도 1만 대(1만302대·1~26일 기준)를 또 넘어섰다. SUV 중 월판매량이 1만 대를 넘은 것은 싼타페 이전 모델 등 세 가지 차량이 있었지만 2개월 연속 1만 대를 넘어선 SUV는 신형 싼타페가 처음이다.

차급별로 보면 가장 중고차 가치가 많이 하락하는 차종은 소형 SUV였다. 준중형·중형·대형 SUV 대비 소형 SUV 평균 감가상각률(-23.7%)이 가장 컸다.

물론 같은 소형 SUV라도 편차가 존재했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19.8%·가솔린)는 중고차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코나 디젤 모델(-21.7%)과 기아차 스토닉 디젤 모델(-22.5%)은 중고차 가치가 하락하는 추세가 거의 비슷했다. 쌍용차 티볼리 에어와 한국GM 트랙스도 감가상각률(-25.0%)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르노삼성차의 QM3(-36.8%·디젤)는 동급 모델 중 가장 차량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QM3 디젤 모델은 국내 시판 중인 23개 SUV 중 가장 중고차 가격이 많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대형 SUV는 다른 차급 대비 중고차 가격이 덜 하락하는 편이다(-19.3%). 물론 같은 대형 SUV 중에서도 차종별 차이는 존재했다. 기아차 모하비(-17.0%)가 가장 제값을 받는다면 쌍용차 G4렉스턴(-23.5%)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준중형 SUV 차급에도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중고차 가치가 높았다. 출고 후 2년이 지난 디젤 중고차는 스포티지(-452만원)가 투싼(-543만원)보다 90만원 정도 가격이 덜 하락했고, 가솔린 중고차도 스포티지(-426만원)가 투싼(-429만원)보다 낙폭이 적었다. 동급 차종 중에서는 쌍용차 티볼리(디젤) 가치가 가장 빠르게 하락했다(감가상각률 -23.3%).

이수엽 직카 빅데이터연구소 연구원은 “중고차를 판매할 때 차종별 브랜드 선호도와 판매대수가 차량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같은 가격대의 신차더라도 비인기 차종보다 인기 차종의 중고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카 빅데이터연구소는 주행거리 연간 2만㎞ 이하인 중고차 중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일부 데이터가 부족한 차종과 하이브리드카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단, 신차 출시 2년 미만 차량은 월별 평균 가격 하락세를 바탕으로 직카 빅데이터연구소가 회귀분석해 예상한 결과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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