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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상상·상생으로 도시문제 해결 앞장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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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캠퍼스 정문 안쪽에선 건물 신축이 막바지 작업 중이다. 건물 외벽엔 '서울시립대학교 개교 100주년. 어제와 오늘에 이어 내일로 도약하다'라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건물은 서울시립대의 '개교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교육관'이다.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개교 100주년 서울시립대 원윤희 총장

서울시립대가 개교 100주년을 올해 맞았다. 서울시립대는 1918년 경성공립농업학교로 시작해, 50년 서울농업대학, 74년 서울산업대학을 거쳐 81년 현재 이름을 얻었다. 서울시립대 원윤희(61) 총장은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와 만나 "우리 대학의 교명은 농업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대도시화 등 한국의 격변사를 반영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다변화 속에서 상상과 상생으로 도시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장 인터뷰는 서울시립대 총장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도시과학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지난 100년간 서울시립대는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해왔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도시과학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지난 100년간 서울시립대는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해왔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하다.
“2040년에 대비한 비전을 '상상선도'로 정했다. 대학 구성원이 함께 모여 교육과 연구를 생각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협력의 가치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상상하는 시대인으로서 상생의 가치를 바탕으로 시대를 선도하자는 의미다.”  
40여 공립대 중 유일하게 광역시(서울시)가 운영하는 4년제 공립대다. 
“취임 직후 '배움과 나눔의 100년, 서울의 자부심'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학생과 교수들 모두 여기에서 배우고 연구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문제 해결에 앞장서자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일찍이 반값등록금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문과대 기준으로 200만원이던 등록금을 102만원으로 낮췄다. 모든 학생이 가구 소득과 관계없이 혜택을 보고 있다. 등록금 감소액(한 학기 150억원)은 서울시가 보전해 주고 있다. 학생들이 이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남다른 책무를 느끼고 있다."

반값등록금 뒤 학자금 대출 12%로 줄어 

반값등록금 효과는.
“학생들이 등록금 마련 부담을 덜고 공부와 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학부생의 학자금 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값등록금 도입 직전인 2011년에 1489명이 평균 210만원씩 모두 31억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엔 325명이 평균 110만원씩 모두 3억7000만원을 대출받아 대출 규모가 11.7%로 줄었다. 저소득층을 배려한 전형('고른 기회' 전형) 비중도 확대해 15%나 된다. 전국 대학 중 매우 높다.”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교육투자 감소도 우려됐는데.
“서울시 지원 덕분에 교육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교육관 건립, 음악관 완공, 기숙사 증축 등 교육환경 개선이 이뤄졌다. 첨단 기자재 도입, 연구 활성화 지원도 이전보다 확대됐다. 교육투자가 2012년 568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900억원이다. 하지만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서도 성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반값등록금이 완성된다고 본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대입개편과 관련해 "성급한 변화보다는 수용 가능한 점진적 변화가 바람직하다"며 "제도 자체보다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상조 기자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대입개편과 관련해 "성급한 변화보다는 수용 가능한 점진적 변화가 바람직하다"며 "제도 자체보다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상조 기자

'30시간 의무 봉사' 내년 첫 졸업생  

2015년에 도입한 '사회봉사 졸업자격 인증제'도 그 일환인가.
“2015년 신입생부터 재학 중 30시간 이상 국내에서 봉사 활동에 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참여 학생이 첫해 3816명에서 지난해 4348명으로 늘었고, 1000시간 이상 봉사하는 학생도 나왔다. 봉사활동이 자기 경로 개척에 도움도 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이 봉사활동 과정에서 도시 빈민 등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에 관심도 갖게 됐다.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청소년 교육지원사업'에서 우리 대학이 3년 연속 서울권 주관 대학으로 선정된 것으로 이런 덕분이다. 본교 재학생 300여 명이 서울 초중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에 학습지도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입, 단순하면서도 다양해야"

대입 개편 논의가 뜨겁다.
“공정하고 단순하되 다양한 방식이 고루 존재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능 전형 등이 각각 장단점이 있다. "'깜깜이'전형인 학종을 없애야 한다"' '학종 합격생은 '금수저' 출신"이란 주장은 너무 성급하거나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성급한 변화보다는 수용 가능한 점진적 변화가 맞다. 다만 이번 대입개편 논의가 너무 '사교육 방지'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많은 학생이 특정 대학에 가길 원하는데 사교육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나. 그보다는 '공교육 정상화'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초중등 교육예산이 연간 55조원에 이른다. 대입개편의 초점을 어떻게 하면 초중고 교육을 잘 할까에 맞추면 좋겠다.”
서울시립대의 올해 대입 계획은.
“수시·정시 비율은 65%대 35%다. 수시에 '고른 기회' 전형(15%)에 포함돼 있다. 수시 3개 전형, 정시 1개 전형 등 전형이 모두 4가지다. 우리 대학은 대입 전형을 간소화하면서도 단순화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현재 학생부교과전형에서만 활용하고 있고, 그마저도 올 대입부터 기준을 완화했다. 논술전형은 학교장 추천제를 폐지해 검정고시 출신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지원자 성명, 수험번호, 출신고교명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대학의 위상·역할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전공뿐 아니라 인문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와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통섭적 시각을 갖는 인재를 대학이 키워야 한다. 폭넓은 기초 소양과 여러 전문성을 융합할 때 창조가 이뤄진다. 그런 인재라야 상상을 할 수 있고 타인과 상생할 수 있다.”

◇원윤희 총장=서울대 경제학과, 행정대학원을 졸업해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런 전공을 살려 경력을 지방정부 재정 문제를 주로 연구해왔다. 한국재정학회장, 한국조세연구원장,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장,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을 지냈다. 2015년 3월 총장에 취임했다.

숫자로 보는 서울시립대

100주년=1918년 개교해 올해로 100주년
1708명=20019학년도 입학정원
4348명=최근 3년간 사회공헌 프로그램 참가 인원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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