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전남 영암의 국제자동차경주장. “웽~”하는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던 카트카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미래 F1(포뮬러원) 드라이버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카트를 타고 겨루는 ‘로탁스 맥스 챌린지’ 파이널 모습이다. 레이싱용 카트는 F1용 ‘머신’을 축소해놓은 모양이어서 ‘미니 F1’으로 불린다.
‘모터축제’ 영암 모터뮤직페스타, 5~6일 #F1경기장서 싸이 등 공연과 불꽃 레이스 #‘슈퍼카 택시타임’, 바이크 묘기 등 체험 #‘수산물 테마’ 완도 장보고축제, 4~7일 #‘슬로시티’ 청산도선 7일까지 걷기축제 #함평 ‘나비축제’와 ‘순천만 봄꽃축제’도
이날 ‘루키 클래스’ 부문에서 우승한 김요단(16·여)양은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카트를 몰다 보면 심장이 떨리는 짜릿함을 느낀다”며 “최고 드라이버들이 참가하는 ‘캐딜락 6000클래스’나 세계적인 F1 무대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인근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는 ‘지크 레이싱 페스티벌’이 열렸다. 오는 5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를 앞두고 열린 정상급 레이싱 대회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는 모터스포츠 축제인 ‘모터 뮤직페스타’에 맞춰 국내 최고의 프로레이싱대회인 ‘CJ 슈퍼레이스’를 연다.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남도 곳곳에서 다양한 테마를 내세운 축제들이 열린다. 지난달 6일 개막한 순천만 봄축제를 시작으로 함평 나비축제, 영암 ‘모터 뮤직페스타’, 완도 장보고 수산물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모터 뮤직페스타는 F1경기장인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진행되는 빅 이벤트다. 유명 가수들의 뮤직공연과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대회를 결합한 이벤트가 5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5일 ‘싸이’와 ‘크라잉넛’에 이어 6일에는 빅뱅의 ‘승리’, 래퍼 ‘도끼’ 등 이틀간 뮤지션 11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DJ들의 EDM(전자댄스음악) 파티와 ‘불꽃 판타지아’도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CJ 슈퍼레이스’ 대회장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체험행사들은 관중들을 F1 경기장으로 이끈다. CJ 슈퍼레이스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공인한 국내 최고의 프로레이싱 대회다. 아시아 유일의 스톡 카(Stock Car·레이싱 전용 차량) 레이스인 ‘슈퍼 6000클래스’ 등 다양한 레이스카의 불꽃 튀는 경주를 볼 수 있다.
경기장 내 ‘슈퍼카 전시’와 관람객이 슈퍼카를 타고 서킷 코스를 질주해보는 ‘슈퍼카 택시타임’은 체험행사의 백미다. 바이크를 타고 공중 360도 회전 등의 묘기를 보여주는 ‘프리스타일 모터크로스’도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남 완도에서 4일 개막하는 ‘장보고 수산물축제’는 지역 특산품과 지역에서 활약한 역사속 인물을 연계한 축제다. 완도에서 나는 수산물들을 테마로 7일까지 완도 해변공원과 장보고유적지 일원을 달군다.
‘보고, 먹고, 체험하는 싱싱한 완도여행’이란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장보고 대사 고유제와 218m 대형 김밥 만들기 등을 한다. 밤바다 불꽃쇼와 전통 노 젓기, 풍류 콘서트, 회 뜨기 경연, 가왕 선발전 등도 연휴 분위기를 띄운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특산물판매관에 들러 전복·광어 등 수산물과 신선한 해조류를 구매할 수 있다.
올해로 21번째 수산물축제를 여는 완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해조류의 보고(寶庫)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복과 김·미역·다시마·톳 중 46%가 완도에서 난다. 완도는 장보고가 1200여 년 전 해적을 소통하고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건설한 곳이기도 하다.
완도에서 20㎞가량 떨어진 청산도에서는 오는 7일까지 ‘슬로 걷기축제’가 진행된다. 지난달 7일 막을 올린 행사에서는 노란 유채꽃과 푸른 청보리, 남해의 바다 풍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슬로시티(Slow City)’인 섬 곳곳에 핀 유채와 청보리는 거대한 정원 같은 장관을 연출해 전국에서 트레킹족들이 몰린다.
전남 함평에서 오는 7일까지 열리는 ‘나비대축제’도 남도를 대표하는 축제다. 함평엑스포공원 일대에서 24종의 나비 20만 마리와 식물 2500여 종을 만나볼 수 있다. 20회째인 올해는 ‘나비 따라 꽃길 따라 함평으로!’를 주제로 나비 날리기와 가축 몰이 같은 체험행사를 연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정원에서 열리는 ‘봄꽃축제’에도 탐방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정원에 만개한 튤립과 정원 곳곳에 핀 철쭉 등을 둘러보며 관광과 휴식을 체험하는 이벤트다. 지난달 6일 1억 송이가 핀 ‘꽃밭 정원’에서 막을 올린 축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대나무의 고장인 전남 담양의 대나무축제(2~7일)와 여수 거북선축제(4~6일) 등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맞는다.
영암·완도=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