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마담' 변호사 앞에 두고…드루킹 소송 지휘하는 그사람

중앙일보

입력 2018.05.01 11:18

업데이트 2018.05.03 16:03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49)씨에 대한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리는 가운데, 드루킹 소송을 실제로 지휘하는 인물은 윤평 변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청탁 연루돼 사임한 윤평 변호사
후임으로 연수원 동기 추천하고
영장심사 의견서 작성하는 등 소송 지휘

윤 변호사는 김씨가 이끄는 온라인 조직인 ‘경제적공진화모임(이하 경공모)’의 핵심 구성원이자 김씨의 최측근으로, 댓글 조작 논란이 불거진 뒤 수사 단계 등에서 김씨를 변호한 인물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친노·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지난해 대선 시기 더불어민주당 법률지원단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김씨가 청와대 행정관 자리에 윤 변호사를 추천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지난 19일 김씨에 대한 소송대리인 사임계를 제출했다. 표면적으로는 법적 공방에서 한 발 물러난 자세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윤 변호사는 김씨에 대한 사임계를 제출한 이후에도 공범이자 경공모 핵심 인물인 박모(30‧필명‘서유기’)씨의 변호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박씨의 영장심사 의견서를 작성하고 방어 논리를 세우는 등 실질적으로 소송을 지휘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오정국 변호사는 24일 “박모(30‧필명‘서유기’)씨의 영장심사 의견서는 윤평 변호사가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윤 변호사는 박씨의 영장실질심사에 제출할 의견서를 직접 작성했고, 의견서에서 “네이버가 1인당 아이디를 무한개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댓글 공감 클릭에 부당하게 개입할 여지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인물(앞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시사타파TV=뉴스1]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인물(앞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시사타파TV=뉴스1]

이어 오 변호사는 “윤평과는 연수원 동기로 연수원 이후부터 2015년까지 함께 일한 사이”라며 “윤 변호사의 부탁으로 소송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가 사임한 뒤에도 자신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후임으로 발탁하는 등 실질적으로 소송을 지휘 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변호사는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만큼, 집행유예로 풀려날 상황을 대비 해 기자회견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 변호사는 사임 이후 2주 가까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드루킹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은 2일에 열린다.

홍지유·권유진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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