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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중국이 움직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왕이. [연합뉴스]

왕이. [연합뉴스]

왕이(王毅·사진)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북한을 방문한다. 왕 부장의 방북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지며 방북 기간은 1박2일이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이 같은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최근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북·중 관계 해빙의 흐름을 볼 때 방북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내일 방북, 비핵화 논의할 듯 #시진핑 답방 급물살 … 내달 초 방문설

왕 부장의 방북 목적은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북한에게 듣고 비핵화 해법과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판문점 회담이 끝난 뒤 며칠 되지 않은 시기에 왕 부장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북이다. 한동안 막혔던 북·중 간 고위층 교류가 3월 하순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 방중 이후 ‘당(黨) 대 당’ 채널 및 정부 간 채널 양쪽 모두에서 복원되면서 시 주석의 방북만을 남겨 둔 상황이 됐다. 왕 부장에 앞서 쑹타오(宋濤)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은 지난달 중순 예술단 방북을 계기로 평양에 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또 북한에서는 이용호 외무상과 중국통인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지난달 초 잇따라 베이징을 찾았다.

시 주석의 방북은 3월 하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면 2008년 국가부주석 시절 방북한 이래 10년 만이며 집권 후로는 처음이다.

시 주석의 답방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중화권 매체에서는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6월 초 방북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 또한 시 주석의 방북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은 지난달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기본적인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중 최고지도자의 상호 방문 등 고위급 교류는 당 대외연락부가 주도해 왔다. 이번 왕 외교부장의 평양 방문길에도 시 주석 방중 문제가 어떤 형식으로든 논의될 전망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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