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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공예는 삶을 담는 그릇, 나만의 특별한 1주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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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공예품은 아름다움에만 목적이 있지 않다. 그것이 무엇이든 일상에서의 쓰임이 반드시 있다. 편리한 쓰임과 더불어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생활용품. 이것이 바로 공예의 진정한 가치다.

서울·경기 ‘크래프트위크’ 개막 #전통장인·신예작가 한자리 모여 #‘문화역서울284’ 대형장터 눈길 #명동·남산공방에선 도자기 체험 #국립민속박물관 ‘소금’ 특별전도

공예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덕목은 바로 ‘손맛’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꼽은 키워드 중 하나인 ‘가심비(價心比)’는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뜻한다. 대량생산 공산품과 달리 조금 투박해도 만드는 이의 따스한 손맛이 느껴지는 공예품이야말로 현대인이 바라는 가심비 충족의 최적 제품이 아닐까.

인사동 KCDF갤러리 기획전시 ‘크래프트 리턴’ 중 볼 수 있는 ‘접는 로봇’ 공예품.

인사동 KCDF갤러리 기획전시 ‘크래프트 리턴’ 중 볼 수 있는 ‘접는 로봇’ 공예품.

오늘부터 7일까지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나만의 공예를 만나는 일주일’ 공예주간(크래프트위크)이 열린다. 일상의 공예, 매일의 공예, 가까운 공예를 통해 우리 삶이 더 풍요롭고 즐거울 수 있도록 문화체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주관하는 행사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KCDF갤러리’와 옛 서울역사에 문을 연 ‘문화역서울 284’를 중심으로 서울과 경기도의 공예거리들을 산책하며 장터·전시·체험·투어 등 다채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축제 주간이다.

크래프트위크(공예주간) 포스터.

크래프트위크(공예주간) 포스터.

인사동·북촌·삼청동을 중심으로 하는 종로 지역에서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우리 공예를, 홍대 앞·연남동·상수동에서는 재기발랄하고 실험적인 젊은 공예를, DDP와 신당동에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역동적인 디자인 공예를, 가로수길·청담동·성수동을 잇는 강남지역에서는 트렌디한 공예를 만날 수 있다.

또한 경기 지역에서는 파주 헤이리, 한국도자재단, 경기상상캠퍼스 등에서 유유자적 나들이와 함께하는 공예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우선 찾아가 볼 만한 추천 장소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5월 6일~7일 이틀간 펼쳐지는 ‘마켓유랑’이다. 우리의 일상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어주는 가심비 높은 제품을 제작하는 150팀의 공예 셀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KCDF갤러리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크래프트 리턴’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공예운동 현상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강조되던 양적성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상 속 공예의 가치가 어떻게 우리 사회와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살펴보며 공예가가 되는 방법도 제안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통의동에서는 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예술 브랜드 빈 컬렉션의 전시 ‘안녕이라는 선물’이 열린다. [사진 한국공예]

통의동에서는 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예술 브랜드 빈 컬렉션의 전시 ‘안녕이라는 선물’이 열린다. [사진 한국공예]

종로구 통의동에서는 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예술 브랜드 빈 컬렉션의 전시 ‘안녕이라는 선물’이 전시된다. 우리 전통에 따라 좋은 재료와 정성스러운 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직접 손으로 제작한 제품들에는 요즘의 생활환경을 배려한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더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게 한다.

연남동의 복합문화공간 스튜디오 안에서는 금속공예가와 함께 ‘테이블 웨어’라는 일상의 테마로 우리 식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한다. 또한 기초적인 금속공예 작업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신사동 킨디고 더쪽에서는 한국의 쪽빛을 찾기 위한 염색 체험 프로그램 ‘쪽 항아리 여는 날’이 진행된다. [사진 디자인문화진흥원]

신사동 킨디고 더쪽에서는 한국의 쪽빛을 찾기 위한 염색 체험 프로그램 ‘쪽 항아리 여는 날’이 진행된다. [사진 디자인문화진흥원]

신사동 킨디고 더쪽에서는 어렵고 비싸다고 알려진 발효 쪽 염색 체험 프로그램 ‘쪽 항아리 여는 날’이 진행된다. 킨디고(Kindigo, Korean indigo)는 한국의 쪽이라는 뜻으로, 잊혀져가는 한국의 쪽빛을 되찾고 세계에 알리는 전문기업이다. 이들은 건강한 입을거리,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대안으로 쪽의 효능을 알리고 손수건·스카프·티셔츠 등을 직접 염색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마포구 디티에이블에서는 금속재료를 이용해 핀홀카메라와 시계를 만드는 현광훈 작가의 ‘그 남자의 공예’전이 열린다.

마포구 디티에이블에서는 금속재료를 이용해 핀홀카메라와 시계를 만드는 현광훈 작가의 ‘그 남자의 공예’전이 열린다.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공방들에서 다양한 공예전시와 체험, 장터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 남산 재미랑 공방길 문화 체험 투어’에서는 내가 직접 만들고 가져갈 수 있는 즉석 도자기 체험 등 예술적 감각과 감상을 키우는 만족도 높은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과 야외전시장 오촌댁에서는 KCDF와 박물관 측이 공동 기획한 한식문화 특별전 ‘소금_빛깔·맛깔·때깔’ 전시를 통해 소금과 공예와 음식의 연결고리를 조명한다.

공예 편집숍 서울 번드에서 판매하는 현대적인 놋그릇. [사진 서울번드]

공예 편집숍 서울 번드에서 판매하는 현대적인 놋그릇. [사진 서울번드]

이밖에도 종로·중구·용산·동대문·마포·강남 그리고 경기지역에 산재한 공예 공방과 편집 숍들이 축제를 함께 준비했다. 최근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공예 편집숍 챕터원, 서울 번드에서도 현대적인 미학으로 재탄생한 한국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햇빛 좋은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선 산책길에서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멋진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면 이보다 멋진 하루가 또 있을까. 이번 공예주간에 참가하는 공방과 숍, 기획전시장에선 ‘크래프트위크’ 포스터와 작은 간판을 확인할 수 있다. 종합안내소 및 주요 권역별 핵심 행사장에선 일상이 권태로울 때면 언제라도 찾아가 볼 만한 공예지도를 배포한다. 홈페이지(http://craftweek.co.kr)에 방문하면 더욱 자세한 프로그램과 참가 공방·숍들을 확인할 수 있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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