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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_this week] 고소영도 입었다. 찰랑찰랑 프린지 패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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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장의 사진이 인터넷과 SNS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배우 고소영이 프랑스 파리패션위크 기간에 열린 한 패션쇼에 참석한 장면이었다. 고소영의 여전한 미모에 찬사가 이어졌지는 동시에 그가 입고 있는 아랫부분이 갈기갈기 찢긴 것 같은 트렌치코트에 관심이 쏠렸다.

파리패션위크의 로에베 2018 FW 컬렉션 쇼에 참석하러 가고 있는 고소영. 입고 있는 프린지 장식의 트렌치코트 역시 로에베의 옷이다.

파리패션위크의 로에베 2018 FW 컬렉션 쇼에 참석하러 가고 있는 고소영. 입고 있는 프린지 장식의 트렌치코트 역시 로에베의 옷이다.

고소영이 입은 옷은 프린지로 아랫부분을 장식한 로에베의 트렌치코트였다. 프린지(fringe)는 실이나 직물의 올을 풀거나 가죽을 가늘게 절단해 내려뜨린 장식이다. 우리 말로는 ‘술’ 장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디언이나 히피 의상, 라틴아메리카 지역 등 민속 의상에서 흔히 사용해 왔던 장식이다. 올봄엔 이 프린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짐은 지난해(2017년)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부터 보였다. 구찌는 형형색색의 프린지 장식을 단 블랙 가죽 재킷으로, 발망은 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죽 원피스에 직물이나 가죽으로 만든 프린지를 장식해 보여줬다.

샤넬·로에베·니나리찌 등 2018 봄 패션으로 선보여 #고소영, 아랫부분 프린지로 된 트렌치 코트 입기도 #여성의 매력 극대화… 이국적이고 화려한 멋 강조해

2018 봄 컬렉션에 나타난 프린지들. 왼쪽부터 크리스찬 디올과 셀린.

2018 봄 컬렉션에 나타난 프린지들. 왼쪽부터 크리스찬 디올과 셀린.

샤넬(왼쪽)과 니나리치의 2018 봄 레디 투 웨어 컬렉션에서도 프린지 의상이 다수 등장했다.

샤넬(왼쪽)과 니나리치의 2018 봄 레디 투 웨어 컬렉션에서도 프린지 의상이 다수 등장했다.

올봄엔 프린지가 더 본격적인 패션으로 등장했다. 파리에서부터 뉴욕까지, 세계 유명 패션위크 기간에는 프린지 장식으로 꾸며진 다양한 옷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겨울 먼저 프린지를 보여줬던 발망을 중심으로 여성스러운 룩을 보왔던 샤넬과 디올, 로에베, 셀린 등부터 실험적인 옷을 잘 보여주는 아크네 스튜디오까지 프린지를 주요한 장식으로 사용했다. 옷이 아니더라도 가죽을 잘게 찢은 프린지 장식이 달린 가방이나 신발이 액세서리로 사용됐다.

발망(왼쪽)과 소니아 리켈의 프린지 의상들.

발망(왼쪽)과 소니아 리켈의 프린지 의상들.

아크네 스튜디오(왼쪽)과 캘빈 클라인.

아크네 스튜디오(왼쪽)과 캘빈 클라인.

패션지 보그, 인스타일, 하퍼스 바자 등도 앞다퉈 2018년 봄여름 패션 트렌드로 프린지를 꼽는다. 패션지 W매거진은 “1980년대 패션을 추종하는 매니어들이 보여주는 과장된 프린지가 2018년의 트렌드될 것”임을 전망했다.

프린지는 입는 이의 움직임에 따라 물결처럼 흔들리며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극적인 효과를 자아내 스타들의 무대 의상으로도 사랑받는다. 지난 4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18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비욘세는 짧은 쇼트 팬츠와 후드티를 입고 반짝이는 은색 프린지가 가득 달린 부츠를 신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옷은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인이 비욘세의 무대 의상을 맡아 비욘세의 화려한 이미지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얻었다.

 ‘2018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비욘세와 올리비에 루스테인 발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그린 스케치.

‘2018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비욘세와 올리비에 루스테인 발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그린 스케치.

비욘세가 입은 페스티벌 의상을 보면서 떠오른 게 하나 더 있다. 90년대 초 개봉한 영화 ‘보디가드’다. 오래된 영화지만, 여기서도 주인공 레이철 마론 역을 맡은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무대 의상 중에도 구슬을 꿰어 만든 프린지 장식 의상이 있었다.

영화 보디가드 포스터.

영화 보디가드 포스터.

영화 포스터로도 쓰인 유명한 장면에서 나왔던, 보디가드 케빈 코스트너의 품에 안겨 무대를 빠져나올 때 입고 있는 바로 그 옷이다. 무대 위에선 레이첼 마론의 춤 동작에 맞춰 화려하고 힘차게 움직였던 프린지가 보디가드에게 안겨서 무대를 빠져나올 땐 바람에 흔들리는 연약한 꽃잎같은 이미지를 연출해냈다. 입는 이의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힘을 발휘한다.

프린지 장식이 달린 가방을 맨 알렉산더 왕 컬렉션 쇼의 모델(왼쪽)과 디올 쇼에 나온 프린지 가방.

프린지 장식이 달린 가방을 맨 알렉산더 왕 컬렉션 쇼의 모델(왼쪽)과 디올 쇼에 나온 프린지 가방.

프린지 패션, 어떻게 입어야 좋을까. 너무 화려해서, 너무 여성스러워서 망설이고 있다면 올해는 스포티한 옷이나 남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옷과 섞어 입는 방법을 선택해보자. 프린지의 화려함을 중화시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예컨대 프린지가 달린 스커트라면 위엔 프린트가 새겨진 면 티셔츠를 입고 가죽 벨트를 하면 멋스럽다. 프린지 원피스는 더 쉽다. 위에 큼직한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이나 데님 재킷을 입고 운동화나 발목까지 올라오는 앵클부츠를 신으면 된다.
프린지 장식이 달린 가방을 들거나 신발을 신을 때도 마찬가지다. 옷은 중성적인 느낌이 나도록 단순한 실루엣이나 디자인인 것이 잘 어울린다. 전체적인 룩은 최대한 단순하고 깔끔하게 만들고 포인트를 프린지가 달린 가방이나 신발로 줘야 세련돼 보인다는 걸 명심하자.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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