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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인플루언서 "한국 여행 한 번이면 충분···일본은 볼 게 많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국 뷰티 인플루언서 에리카 인터뷰] 

태국 뷰티분야 톱인플루언서 에리카. [사진 에리카]

태국 뷰티분야 톱인플루언서 에리카. [사진 에리카]

인플루언서는 명함을 쓰지 않았다. 지난 22일 한국을 찾은 태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에리카(26, 본명 툰찌라 트라카란싯티꾼)는 “섹시해요, 만나고 싶어요 식의 메시지가 아니면 거의 모든 댓글이나 메시지에 답을 한다”며 “(SNS 소통으로)충분하기 때문에 명함이 필요 없다”고 했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유행을 전파하는 ‘영향력 있는 개인’을 뜻한다.

에리카는 태국을 비롯해 한국·일본·중국 등을 돌아다니며 뷰티·패션 제품과 카페·호텔·여행지를 소개하고 후기를 남긴다. 직접 사진·동영상을 찍어 SNS에 포스팅하고, 일일이 답변하는 것을 마다치 않는다.

수입은 들어오는 대로다. 협찬한 기업이 먼저 포스팅에 대한 대가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품을 소개한 뒤 팔로워의 반응이 치솟으면 그때 가서 매니저가 해당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를 만나 광고료 등을 딜(Deal) 하는 ‘후불제’ 방식이다. 1인 미디어이자 2인 기획사인 셈이다.

2년 전부터 SNS를 시작한 에리카의 인스타 팔로워는 약 12만 명, 유튜브 구독자는 49만 명에 이른다. 특히 태국 뷰티 분야 인플루언서 중엔 톱으로 그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100만 회를 훌쩍 넘긴다.

주 구독자는 예뻐지고 싶은 20~30대 여성, 특히 중산층 이상이 많다. 그래서 한국 화장품은 빠질 수 없는 소재다. 에리카는 “한국 화장품은 인터내셔널 브랜드 못지않게 인기가 있다”며 “요즘엔 대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작은 회사에서 나오는 파운데이션·쿠션·마스크팩도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롯데면세점을 찾은 에리카. [사진 에리카]

롯데면세점을 찾은 에리카. [사진 에리카]

십수 차례 이상 찾은 서울에서 가장 자주 가는 곳은 홍대 클럽이다. “오전 8시까지 밤새 파티를 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서울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국적의 클러버가 뿜어내는 열기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태국 기성세대에게 한국은 그리 매력적인 관광지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애리카는 “서울의 패키지투어 코스엔  경복궁·창덕궁, 조계사·봉은사가 빠지지 않는데 사실 왕궁과 절은 태국이 더 많다”고 했다. 반면 일본은 여행지·음식·쇼핑·기념품 등 볼 때마다 새롭다. 그래서 “태국 사람들에게 한국은 원타임 ‘이너프(한 번이면 족하다) ’이지만, 일본은 ‘투머치(볼 게 많다)’”라고 했다.

태국 명문 탐마삿국립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한 애리카는 재학 중엔 기자를 꿈꿨지만, 정작 졸업 후엔 올드 미디어 대신 SNS를 택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과 롯데면세점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애리카를 지난 24일 밤 11시 충무로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태국 유명 인플루언서 에리카. [사진 에리카]

태국 유명 인플루언서 에리카. [사진 에리카]

[다음은 에리카와 일문일답]

-이번 방문은 주로 어디를 다녔나=“어제(23일)는 롯데면세점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오늘 오전엔 강원도 남이섬과 쁘띠프랑스를 다녀왔고, 오후엔 롯데월드타워와 찜질방에 갔다. 내일은 에버랜드에 갈 거다. 면세점은 스폰서십이고, 나머지는 아니다. 여기(인터뷰 장소인 충무로)까지 한국인 친구가 데려다줬는데, 길을 잘못 들어 두 시간을 헤맸다. 종종 있는 일이다. 오히려 이럴 때 흥미진진한 여행지를 만나기도 한다. 최근엔 서울의 오래된 골목이나 카페를 찾아다니는데, 알려진 관광지보다 이런 데를 포스팅할 때 SNS에서 반응이 빠르다. 나 스스로 ‘서울 여행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 태국 젊은 여성들이 한국 화장품을 찾나
“아무래도 전지현 등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스타들의 영향이 크다. 그들의 메이크업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얼마 전 태국에서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에 등장한 쿠션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한국은 이제 막 화장을 시작하는 세대에게 인기가 있다.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은 인터내셔널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관광지로서 한국과 일본의 매력을 비교하자면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가고 싶은 나라다. K-뷰티, 클럽 문화, 예쁜 카페는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특히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기성세대는 주로 패키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코스가 천편일률적이다. 음식은 비빔밥·바비큐 일색이다. 특히 ‘오렌지소스(고추장)’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 있는데, 올드 세대는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갈 때마다 새롭다. 후지산과 온천 등 여행지마다 특색이 있고, 음식도 다양하다. 또 어느 도시 어느 동네를 가든 사고 싶게 만드는 일본산 특산품이 즐비하다. 인사동과는 다르다. 또 한국은 너무 서울에 집중돼 있다. 태국 사람 중에 부산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작정하고 인플루언서가 된 건가
“기자가 꿈이었는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졸업 전 우연히 샴푸 광고를 출연하게 됐고, 에이전시를 통해 뉴 미디어와도 인연이 닿았다. 사진 찍고 동영상 촬영하는 게 너무 좋다. 지금은 에어전시가 없다.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서다.
수입은 얼마나 되나
“공개하기 어렵다. 수익을 만드는 방식은 다양하다. 유튜브는 페이지뷰에 따라 광고료를 받고, 협찬 제품의 경우 포스팅 후에 기업에 스폰서 등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써보고 포스팅하지 않는 제품도 있다. 무조건 돈을 받고 포스팅하면 생명력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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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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