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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엔 금강산, 로비엔 북한산 … 그림에 담은 남북 화합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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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사진 청와대]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사진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이 새롭게 단장하고 남북 정상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는 27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 주요 공간을 정비했다”며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역사적 만남 이뤄질 평화의집 공개 #연회장엔 백령도 묘사한 ‘장산곶’ #환담장은 한지로 백의민족 표현 #남북, 당일 시나리오 따라 첫 리허설

남북 정상은 2층 정상회담장에 동시 입장해 정면에 걸린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란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된다. 기존에는 평안북도 철산 출생의 서양화가이자 서예가인 김서봉 화백의 서양화 ‘탐라계곡’이 걸려 있었다. 타원형 테이블 왼쪽에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이, 오른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측 대표단이 앉게 될 예정이다. 상석인 오른쪽을, 정상회담 주최자인 문 대통령이 주빈인 김정은에게 내주는 형식이다. 정상회담 테이블과 의자를 비롯해 새롭게 배치된 가구들은 호두나무를 소재로 했다.

김중만 작가의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서예가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 서문 작품에서 문재인 대통령 성(姓)의 ‘ㅁ’을 푸른색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의 ‘ㄱ’을 붉은색으로 바꿨다. [사진 청와대]

김중만 작가의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서예가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 서문 작품에서 문재인 대통령 성(姓)의 ‘ㅁ’을 푸른색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의 ‘ㄱ’을 붉은색으로 바꿨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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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김정은이 처음 입장해 방명록을 작성하는 공간과 두 정상이 환담을 나눌 정상환담장이 마련됐다. 방명록 서명대는 황해도 지방의 해주 소반을 본떠 만들었고 서명대 뒤로는 목판화가인 김준권 작가의 ‘산운’을 배치했다. 고 부대변인은 “음영 깊은 한국 산이 북한 최고지도자를 정중하고 편안하게 감싸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은 1층 로비에 걸린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을 뒤로한 기념사진도 촬영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친일 논란이 있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해 일출도’를 대신해 걸렸다. 고 부대변인은 북한산 주제 작품을 배치한 것과 관련해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라며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 산으로 중의적인 의미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환담이 이뤄지는 1층 정상환담장은 한지와 모시 소재 등을 사용해 백의민족을 표현하려 했다. 환담장에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김중만 작가의 사진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이 걸렸다.

평화의집에 걸린 미술품들.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 [사진 청와대]

평화의집에 걸린 미술품들.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 [사진 청와대]

3층은 연회장이다. 연회장 주빈석 뒤로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묘사한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이 배치된다. 고 부대변인은 “분쟁의 상징이었던 서해를 ‘평화’의 보금자리로 만들고자 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3층 연회장은 청보리밭을 거니는 느낌이 들도록 초록색 카펫과 커튼을 설치했다.

한편 남북은 이날 평화의집 일대에서 첫 합동 리허설을 진행했다.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관계자들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 2시20분까지 회담 당일 시나리오에 따라 리허설을 했다. 북측은 회담 장면을 녹화하되 주민들에게 생중계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다만 “남측이 하는 생중계와 자료는 전세계에 빨리 똑같이 제공해 달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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