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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재생에너지 산업이 일자리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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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재생에너지는 이미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의 경우 전력의 4분의 1가량을 수력,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파리협정이 발효되면서 세계는 본격적으로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저탄소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전환을 진행 중이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 재생에너지라는 것에는 더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재생에너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안보나 기후변화 대응 못지않게 ‘산업 혁신과 녹색 경제 활성화’,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해 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65%를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태양광과 풍력이 2040년까지 전체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7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전력시장에서 대세가 된 이유는 경제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중동 북미, 남미 등의 지역에서는 이미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비용이 원자력, 화력발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2017년 태양광 신규 확대 투자액만 1608억 달러로 석탄발전, 가스발전 등 화력발전 전체 투자액과 맞먹는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보고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직간접 일자리는 980만 개이다. 태양광이 310만 개, 바이오에너지가 274만 개, 수력 152만 개, 풍력이 116만 개 순이다.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같은 용량의 설비를 보급할 때 재생에너지가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다. 특히 태양광은 제조업의 고용보다 설치 및 시공, 유지 관리 분야에서 더 많은 고용 창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광 제조업의 비중이 작은 일본의 경우에도 2016년 태양광 분야에서 30만 개의 일자리가 제공되었다.

한국은 OECD 35개국 중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최하위이다.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발표되기 이전까지 정부, 전문가, 기업, 시민 대부분이 재생에너지를 전력믹스의 하나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두고 걱정에 휩싸이는 일각의 목소리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미 세계적 대세는 재생에너지이다.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20%를 달성하더라도 한국은 OECD 하위권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효과를 누리고 녹색 경제 활성화라는 과실을 얻기 위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서 과시했던 압축 성장의 역량과 경험을 재생에너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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