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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행정관 지낸 강성권 후보···만취해 여직원 길거리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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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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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서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강성권(47) 예비후보가 여직원(25)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여직원은 성폭행 진술을 번복하고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영대 부산 사상경찰서장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직원이 23일 오후 11시 57분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강 후보에게 며칠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며 “성폭행 사건은 해바라기 센터로 인계하게 돼 있어 곧바로 부산대병원 해바라기센터로 여직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조사기관이다. 경찰관과 의사가 상주해 있다.

여직원은 현재 성폭행 여부에 대해 진술하지 않고 있다. 여직원의 어머니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딸의 2차 피해가 우려돼 성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설령 성폭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권 예비후보

강성권 예비후보

성폭행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여직원이 조사에 응하지 않더라도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신 서장은 “성범죄 수사는 친고죄의 대상이 아니며, 이미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성범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입증이 어렵지만, 사태가 커져 수사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의자인 강 후보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는 지난 24일 오전 0시 17분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부산 사상경찰서로 연행됐다. 당시 강 후보는 만취 상태로 조사가 어려웠고, 변호사 입회 하에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 응한 강 후보는 폭행 사실만 인정한 채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경찰서에서 나왔다.

폭행 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11시 55분 사상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벌어졌다. 여직원과 함께 인근 호프집에서 1시간가량 술을 마신 강 후보는 호프집을 나온 후 말다툼을 벌이다 뺨을 한 차례 때리고 멱살을 잡아 옷을 찢는 등 폭행을 했다. 여직원은 곧바로 112로 신고했고, 강 후보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여직원은 경찰 진술 과정에서 이전에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자 경찰은 여직원을 해바라기 센터로 인계했다. 여직원은 현재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출생인 강 후보는 지난 2012~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사상구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보좌관을 지냈다. 2017년 문재인 부산 대통령선거 캠프 직능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그해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강 후보는 2000년 故 노무현 대통령 북강서을 지역 자원봉사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사상구 지역위원회 사무차장, 2004년 정윤재 사상구 국회의원 후보 조직부장을 맡았고, 2006년, 2010년 사상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윤리심판원을 소집해 강 후보를 즉각 제명 조처하고,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시당 내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후보자들과 선거 관계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강 후보에게는 법적·도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민주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술에 취해 권력에 취해 허둥대고 비틀거리는 사람들에게 지방정부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제명과 후보자격 박탈로 덮고 넘어가려는 민주당을 국민이 비웃고 있다. 국민께 엎드려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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