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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기지에 트럭 등 공사장비 22대 반입 … 시위대 200명 강제 해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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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내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장비가 23일 오전 반입됐다. 전날 오후부터 사드 기지로 향하는 육로를 막아선 사드 배치 반대 단체 회원·주민들을 강제 해산시키고서다.

국방부 “기지 장병 생활 환경 개선” #해산 작전 3시간 만에 진입로 확보 #반대 단체 ‘인간 사슬’로 버티기도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기지 안 장병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덤프트럭 14대를 비롯한 공사장비 22대와 자재를 반입했다. 앞서 12일 반입을 시도했다 무산된 지 11일 만이다.

사드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 200여 명은 전날인 22일 오후부터 사드 기지로 향하는 길목인 진밭교를 막아선 채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과 10시50분쯤 해산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이들은 다음날 오전까지 밤새 대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초록색 그물을 몸에 덮고 다리 진입로에 차량 2대를 주차시키는 방법으로 해산 작전에 맞섰다. 차량과 몸을 연결한 ‘인간 사슬’도 만들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내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장비가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를 지나 반입되고 있다. [뉴시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내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장비가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진밭교를 지나 반입되고 있다. [뉴시스]

집회에는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철회평화회의 회원들과 소성리 주민들이 참여했다.

경찰은 23일 오전 7시20분쯤부터 진밭교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오전 8시10분쯤 경찰은 해산 작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0여 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약 3시간 뒤인 오전 11시5분쯤 경찰은 사드 기지로 향하는 육로를 확보했다.

국방부가 이날 강제 해산 작전을 불사하면서까지 공사장비를 반입한 것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이뤄진 국방부와 사드 반대 단체 간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사드 반대 단체는 천장 누수 공사와 화장실 개선 공사를 먼저 하고 한 달 뒤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머지 공사를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거부했다.

국방부는 입장 자료를 통해 “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경찰과 협조해 공사에 필요한 인력·자재·장비 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사드 기지엔 150명이 생활할 수 있는 생활공간에 4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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