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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요리할 때 생기는 미세먼지, 발연점 높은 기름 쓰면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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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아보카도오일 건강학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는 지름 10㎛(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 이하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만큼 우리 몸에 치명적이다. 나들이의 계절이지만 주말에 미세먼지를 피해 집 안에 머무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 안에 ‘미세먼지 공장’이 있다. 바로 주방이다. 특히 요리할 때 사용하는 가스레인지·오븐·그릴과 식용유가 미세먼지를 많이 만들어낸다.

아보카도오일 발연점 271도 #콩기름·올리브유보다 높아 #음식 잘 타지 않아 미세먼지↓

실외보다 실내 공기가 건강을 더 위협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WHO가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적으로 실외 대기오염 때문에 370만 명이 사망했다. 한편 실내 공기 오염으로 죽은 사람도 430만 명이나 됐다.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주방 미세먼지는 여성 폐암 주원인

실내 공기 오염의 주범인 미세먼지가 ‘요리하는 여성’에게 폐암을 일으킨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01년 3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이곳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 831명 가운데 87.8%(730명)는 평생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었다. 이 가운데 50·60대 여성이 전체의 66.3%(484명)에 달했다. 이들의 특징은 집 안에서 요리를 많이 해왔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폐암학회는 주방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미세먼지를 여성 폐암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조리법에 따라 미세먼지의 생성량은 다르다. 기름을 사용하는 구이·튀김 요리가 재료를 삶는 요리보다 미세먼지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 환경부에 따르면 집 안의 미세먼지 농도는 1㎥당 평균 40㎍을 넘지 않지만 고등어를 구울 때 2530㎍, 삼겹살은 1580㎍, 계란프라이는 1160㎍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일부는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가라앉는다. 따라서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바닥에 앉아 있는 영유아는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일단 미세먼지가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먼지를 없애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이 생기는 이유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기침·가래가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또 세균성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최근 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인성 급사 유발률도 높인다. 결국 미세먼지가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유아·임산부·노인이나 만성 폐 질환 및 심장 질환을 앓는 사람은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량도 요리할 때 사용하는 기름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름의 발연점 때문이다. 기름을 가열했을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한다. 발연점이 낮을수록 미세먼지가 많이 생긴다. 따라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기름의 발연점을 높여야 한다. 발연점이 높은 대표적 기름이 아보카도오일(271도)이다. 콩기름(241도)·올리브오일(190도)·코코넛오일(177도)보다도 발연점이 높다.

나쁜 콜레스테롤 줄여 심혈관 보호

아보카도오일을 구이·튀김 요리에 사용하면 음식이 잘 타지 않아 미세먼지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아보카도오일은 요리할 때 넣는 용도뿐 아니라 그 자체로 먹어도 좋다. 아보카도오일의 80% 이상이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혈액 속 지질 같은 노폐물을 내보내는 ‘혈관 청소부’로 심혈관을 건강하게 만든다.

아보카도오일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다. 2014년 국제학술지 ‘질병표지’에는 아보카도오일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얼마나 낮추는지 알아보는 쥐 실험 연구가 실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을 앓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아보카도오일(먹이의 7.5%에 해당하는 양)을 섞은 먹이를, 다른 한 그룹엔 아보카도오일이 없는 먹이를 한 달간 먹였다. 그랬더니 아보카도오일이 섞인 먹이를 먹은 쥐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6% 줄었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 안을 파고들어 각종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2005년 국제학술지 ‘영양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황색 채소 샐러드(220g)에 아보카도오일(24g)을 뿌려 먹었을 때 채소 속 베타카로틴이 샐러드만 먹었을 때보다 몸에 15.3배나 더 잘 흡수됐다. 아보카도오일이 채소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를 도운 것이다. 베타카로틴은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의 생성과 암세포 증식을 막는다.

아보카도오일은 제조 방식에 따라 엑스트라버진·버진·퓨어·블렌드로 나뉜다. 엑스트라버진 오일은 최상급 아보카도 원과를 한 번만 압착해 만들므로 깨끗한 녹색을 띤다. 버진 오일은 두 번 이상 압착한 원과에서 기름을 짜내 녹황색을, 퓨어 오일은 버진 오일을 재가공해 옅은 노란색을 띤다. 블렌드 오일은 아보카도오일에 올리브·아마씨·호박씨유 등 여러 종류를 섞은 것이다. 가장 신선한 아보카도오일을 찾는다면 껍질과 과육만으로 만든 엑스트라버진 오일을 권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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