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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제2의 인천공항' 속속…인천공항, 운영노하우 수출

중앙일보

입력

올 하반기 개장할 예정인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4터미널 조감도. 이 터미널은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한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올 하반기 개장할 예정인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4터미널 조감도. 이 터미널은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한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이 공항운영 노하우를 전 세계로 수출한다. 그 첫발로 쿠웨이트국제공항을 위탁 운영한다. 인천공항과 동일한 공항 운영 시스템을 갖춘 ‘제2의 인천공항’을 해외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쿠웨이트국제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사업을 지난 22일(현지시각) 수주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업비는 1억2760만 달러(약 1400억원) 규모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의 개장 준비를 완료하고, 오는 8월부터 5년간 제4터미널 운영 및 유지보수를 전담하게 된다.

쿠웨이트공항은 쿠웨이트 정부 지분이 100%인 국영공항으로 지난해 12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한 중동지역 대표 공항 중 하나다.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게 될 제4터미널은 올 하반기 개장 예정이고, 연간 45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제4터미널을 위탁 운영할 공항 운영사를 고르기 위해 인천공항공사,프랑스 ADP,독일 프라포트(Fraport),터키 TAV,아일랜드 더블린 공항공사,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세계 유수의 선진 공항운영사들만을 지명해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프랑스 ADP사의 경우 1991년 해외공항 위탁운영사업에 진출해 현재 전 세계 37개 공항을 위탁 운영하고 있고, 독일 프라포트도 1995년부터 해외사업을 시작해 현재 22개 해외공항에서 7162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유동완 인천공항공사 해외사업1팀장은 “해외 사업경력이 풍부한 경쟁 사업자들과 치열하게 경합을 벌여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쿠웨이트 정부가 올 1월 성공리에 개장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쿠웨이트 공항 제2터미널 운영사업자 선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수용 능력 1300만명 규모의 쿠웨이트 공항 제2터미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쿠웨이트정부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동의 물류 및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뉴 쿠웨이트 2035’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공항 등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09년 이라크 아르빌 신공항 사업을 수주하면서 해외공항 사업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신사업을 따내지 못했다. 2012년 미얀마 한따와디 신공항 개발사업, 2016년 인도 고아 신공항 운영사업, 2017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공항 운영사업 등 굵직굵직한 국제 입찰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인천공항공사의 기술력과 운영노하우는 높게 평가받았지만, 가격 경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외 공항 운영 경험이 적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에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냄에 앞으로 나올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전망도 밝아졌다.

지난해 블룸버그는 전 세계 공항사업 규모를 6556억 달러(약 701조원)로 추정했고, 대규모 프로젝트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노후화된 공항을 대체할 신공항 사업이 증가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공항시설 확장 프로젝트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쿠웨이트 공항 운영을 성공 사례로 삼아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 ‘제2의 인천공항’을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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