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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세계랭킹 1위 복귀, 라이벌 없어 롱런 예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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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가 될 박인비. 그의 캐디는 랭킹 1위의 상징인 초록색 캐디빕을 입게 된다. [Harry How/AFP=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가 될 박인비. 그의 캐디는 랭킹 1위의 상징인 초록색 캐디빕을 입게 된다. [Harry How/AFP=연합뉴스]

 박인비(30)가 2년 6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한다. 박인비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 최종라운드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0언더파로 고진영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모리야 주타누간이 차지했다.

우승 후 3경기 연속 3위 이내 들어 #리디아 고 등 부진 골프 여왕 지킬듯 #싫어하는 거친 잔디 악조건서 선전 #침묵의 암살자 다운 끝내기는 아쉬움

LPGA 투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박인비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23일(현지시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랭킹 3위였던 박인비는 2위 렉시 톰슨, 1위 펑샨샨을 끌어내리고 2015년 10월 19일 이후 30개월 만에 여왕으로 복귀한다.

이번 시즌 박인비의 성적은 놀랍다. 지난해 허리가 아파 하반기를 거의 쉬어 경기 감각이 부족한데도 복귀 두 번째 대회인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이에 앞서 2016년에도 손가락이 아파 경기에 못 나가다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후 부상 후유증으로 또 한참을 쉬다가 2017년 초 복귀해 시즌 초반 우승했다. 오랜 공백을 겪다 복귀 후 곧바로 우승한 전례는 흔치 않다. 지난해 은퇴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박인비의 특별한 능력을 증명한다.

박인비는 올해는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파운더스컵 우승 후 기아클래식에서 31위로 잠깐 쉰 후 ANA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2위,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 다시 휴젤-JTBC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세 경기 모두 우승 경쟁을 했는데 짧은 퍼트에 발목이 잡혔다.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박인비는 연장 8홀 끝에 파낼라 린드베리에 패했다. 넣을 수 있는 퍼트를 몇 차례 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롯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는 이븐파에 그쳐 브룩 헨더슨을 잡지 못했다. 마지막 두 홀에서 1m 남짓한 짧은 퍼트를 놓쳤다. 휴젤-JTBC에서 경기 중반 역시 짧은 퍼트를 실패해 모리야주타누간을 흔들지 못했다.

박인비는 "전반에 될듯될듯하다가 안 됐고 중반에 기회를 못 살린게 아쉽다. 전반적으로 이번 주는 그린 위에서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대회가 그린을 울퉁불퉁하게 하는 포아애뉴아 잔디가 자라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열린 것이 원인이다. 박인비는 공이 잘 구르는 맨들맨들한 그린을 좋아한다. 거친 그린에서는 특히 짧은 퍼트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박인비는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그린에서도 우승 경쟁을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여자 골프에서 강력한 세계랭킹 1위 후보가 없어 박인비의 롱런 가능성도 보인다. 반면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 끝내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박인비는 또 "캘리포니아에서 경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린이 정말 어렵다. 포아애뉴아 그린이기 때문에 공이 일정하기 구르지 않아서 올 때마다 애를 먹고 있다. 해가 지나면서 나아지려나 기대를 하는데, 결국 발목이 잡히는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애를 먹는 그린이기 때문에 욕심내지 않고 거리 맞추는 플레이를 했던 것이 실수를 덜 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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