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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이렇게 다이어트 한다면, 오히려 살 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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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노력으로 더 많이 빠진다” 유전자 맞춤 다이어트 모델 개발한 국내 연구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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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중인 직장인 이모(30)씨는 지난해 출산 뒤 체중이 7㎏ 늘었다. 복직을 3개월여 앞두고 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거의 매일 헬스장에서 1시간 이상 땀을 흘리고, 식사량도 줄였다. 하지만 다이어트 초기 2㎏ 남짓 빠진 뒤론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사를 줄여도 체중이 줄지 않았다.

5월부터, 피 검사만으로 효과적인 다이어트법 진단 가능

이씨처럼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들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큼 살이 빠지지 않아 고민에 빠지곤 한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말고는 답이 없어 보이던 전통적인 다이어트 방식에 변화가 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기 유전자에 따라 좀 더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 김진호 박사 연구팀은 한국인 8840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유전자 맞춤형 체중관리 모델을 개발해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비만 관련 유전자의 변이 정도와 식이습관, 운동에 따른 체중 감소와의 관계를 살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모두 100개다. 이 중 탄수화물 관련 유전자가 37개, 지방 관련 유전자 19개, 총 칼로리에 영향을 받는 유전자 44개, 운동에 반응을 보이는 유전자 25개 등이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어떤 조합을 이루냐에 따라 다이어트의 효율도 달라졌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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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게 도움이 되는 사람, 지방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사람, 음식 종류에 상관없이 총 칼로리를 낮춰야 하는 사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사람 등 유전자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달랐다. 연구팀은 이를 △저탄수화물 식이형 △저지방 식이형 △저칼로리 식이형 △운동형으로 구분했다. 각 유형 안에서도 개인별 관련 유전자 변이의 조합에 따라서 매우 높음 높음, 낮음, 매우 낮음 등 4단계로 나누고, 높음 이상인 경우 해당 유형에 속한다고 봤다. 하나 또는 둘 이상 복수의 유형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저탄수화물 식이 유형’이고 운동에는 반응이 낮은 사람이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더라도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살을 빼는 데 성공하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저지방식이 유형’인 사람이 무턱대고 최근 유행했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저탄고지) 방법을 따라 했다간 살이 빠지긴커녕 오히려 살을 찌울 가능성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해당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고 나머지 다이어트 방법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며 효율이 떨어질 뿐”이라며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력해야 할 다이어트 방법을 우선 정한 뒤 나머지 방법을 보조적 수단으로 병행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유전자 맞춤형 체중관리 모델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건강검진 시 진행되는 채혈 검사로 가능하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유전자 정보의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가면서 현대인의 오랜 고민인 비만을 해결하는 데까지 나아갔다”며 “본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안다면 같은 힘을 들이더라도 더 빨리 목표한 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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