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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기업 문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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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한 취업 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입사 1년 이내 신입사원 중 조기 퇴사자가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대기업 신입사원조차 47%가량이 1년 안에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간 첫 직장을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자발적으로 떠나는 이유가 뭘까.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말하는 대로 힘든 일을 싫어하거나 인내심, 혹은 직업 의식이 부족한 것일까.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세대와는 달리 대기업 취직이 최고의 목표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의사와 취향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공정함’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을 둘러싼 사회의 정의에 관심이 많다.

아무리 든든한 간판을 가진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가치관에 어긋나는 부조리함을 마주하면 참고 일하지 않고 과감히 뒤로 할 수 있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다. 한마디로 이들은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사는 최초의 세대인 것이다. 그들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자신의 삶을 넘어서는 의미, 그리고 일하는 과정에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그 어느 세대보다 가장 중요한 세대다.

대부분의 재직자와 신규 입사자들이 밀레니얼 세대로 이루어진 토스는 설립 3년차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많은 것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아직 시작 단계인 우리 팀을 선택한 팀원들은 공통적으로 그럭저럭 월급을 받고 살기보다 ‘의미 있는 일’, ‘세상에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는 일’을 하고 싶고, 유연한 환경에서 훌륭한 동료들과 멋진 일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얘기한다. 우리 팀은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을 과감히 바꾸고 있다. 팀원 간이나 개별 팀 간의 경쟁을 강요하지 않고, 오직 시장과만 경쟁한다. 그리고 모든 팀원이 직급이나 직책이 아닌 자신의 능력과 태도, 역량을 통해서 권위를 얻는다. 일반 기업에서는 일부 임원들만 알고 있는 정보까지도 모든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지시를 통해 통제하기 보다는 원칙과 공감을 통해 업무를 최대한 위임한다. 완성형이라고 할 순 없지만, 우리는 개인이 더 많은 자율성과 참여감을 가지게 될 때 최고의 업무 성과와 만족감을 만들 수 있고, 이것이 새로운 기업 문화의 미래라고 확신한다.

기존 산업의 관행을 파괴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이 세상에 내놓는 것도 스타트업의 사명이지만, 이 시대와 세대가 필요로 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 또한 스타트업이 혁신해야 할 아주 중요한 사회적 사명이 아닐까.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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