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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암치료'라는 중입자 치료, 한국인은 1억 일본인은 8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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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장 가마다 타다시 박사가 19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일본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장 가마다 타다시 박사가 19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 카마다 타다시 일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병원장 

방사선 암 치료는 필요한 부분에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방사선이 암세포뿐 아니라 암세포 주위의 정상 세포까지 일부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 양성자 치료기와 중입자 치료기 등 최신 방사선 암 치료 기술들이 도입되고 있다. 이중 중입자 치료기는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입자가속기로 탄소이온을 빛의 속도의 80%까지 가속해 만든 에너지를 암 조직에 직접 쏘는 방식이다. 일본은 1990년대에 세계 최초로 중입자치료기를 개발해 지금까지 1만1000명의 암 환자를 치료했다. 한국 방사선방어학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카마다 타다시(鎌田正ㆍ사진) 일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병원장을 지난 19일 만났다. NIRS는 일본 내에 있는 10개 중입자치료센터 중 대표적인 곳이다.

중입자치료기의 장점이 뭔가. 부작용은 없나.
“중입자의 특성상 몸속 특정 지점에서 에너지가 정확히 터지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높고 후유증과 부작용이 적다. 치료 기간도 짧다. (1회 치료에 20~30분, 치료 횟수 1~12회로 최대 3주) 하지만 개발 초기에는 어느 정도의 양을 쏘거나 어느 정도 범위에 중입자를 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잘못하면 궤양이나 출혈ㆍ천공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20여년간 선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제는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  
완치율이 어떻게 되나
“암의 종류별로 다르다. 전립선암은 90%, 폐암도 초기는 90% 치료된다. 육종암(몸속 뼈 혹은 근육에 생겨나는 악성종양)은 60~90%다. 수술이 불가능한 정도의 췌장암은 2년 생존율이 60% 정도다.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의 경우 중입자로 치료하고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50%까지 오른다.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은 주로 췌장암 환자들이다.”  
한국에서 가면 치료 비용이 1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는데.
“우리가 받는 비용은 검사비를 포함해 500만 엔(약 4970만원)이 채 안 된다. 1억원이라는 것은 아마 통역과 체재비ㆍ커미션 등이 합쳐진 것이라 생각된다. 일본어만 유창하다면 직접 와서 치료를 받아도 된다. 하지만 1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일본 국민은 국민건강보험이 있기 때문에 8만엔(약 79만원)만 내면 된다. ”  
X선이나 양성자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도 있는데 차이가 뭔가.
“일단 부작용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중입자는 X선이나 양성자보다 더 국소적인 부분에 에너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X선이나 양성자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을 치료할 수도 있다.”(국제학술지 네이처(2014년 4월호)에 따르면 양성자의 살상력이 X선보다 10% 높은 데 비해 탄소 중입자는 3배 이상 높다. 또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암 조직 제거에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럼 누구나 중입자 치료를 받고 싶어하겠다.
“다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암 환자는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중입자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 외과수술이나 X선 또는 양성자 치료기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지금보다 값싼 중입자치료기가 머잖아 개발된다던데.
“현재 중입자치료기는 한 대당 제작 비용이 300억 엔(약 2982억원)에 이르는 고가다. 치료 비용이 비싼 이유다. 앞으로 10년 뒤쯤이면 표준형 중입자치료기를 양산해 50억엔 정도로 제작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중입자 치료는 국내에서도 조만간 가능해진다. 2021년 완공될 대전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로 중입자 치료 연구를 할 수 있고,  부산 기장군에도 2021년 중입자 치료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도 2022년을 목표로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밝힌 바 있다. 양성자 치료기는 이미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가동 중이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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