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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직장인을 위한 옷 정리 기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정영애의 이기적인 워라밸 패션(8)

철마다 새로운 옷을 산다지만 이듬해가 되면 입고 싶은 옷은 온데간데없고 철 지난 옷만 넘쳐난다. 이것을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까 싶은 고민을 매해 반복한다. 아침에는 봄이었다가 낮에는 여름이고 다시 저녁에는 가을이 되는 드라마틱한 날씨는 목련·개나리·벚꽃 등의 봄꽃이 모두 사이좋게 한 때에 피거나 심지어 그 순서를 달리하는 신기한 경험을 주는 반면에 봄옷과 여름옷을 언제 교체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던져주는 요즘이다.

나는 원래 정리를 잘 못 한다. 좀 더 정확하게는 정리하기를 싫어한다. 어려서부터 부모로부터 방 청소를 안 한다고 귀아프게 잔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물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렸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정리하기는 싫지만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옷 정리를 안 할 수 없기에 이번에 대대적인 옷 정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나도 배워 볼 겸 유용한 지혜를 모아봤다.

2년 이상 입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버려라. 자신의 옷 입는 습관을 돌이켜보고 평소 잘 입지 않거나, 최근 들어 잘 어울리지 않게 된 옷 위주로 정리하자. [사진제공=베리굿정리컨설팅]

2년 이상 입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버려라. 자신의 옷 입는 습관을 돌이켜보고 평소 잘 입지 않거나, 최근 들어 잘 어울리지 않게 된 옷 위주로 정리하자. [사진제공=베리굿정리컨설팅]


1. 2년 이상 입지 않은 옷 버려라
정리 전문가는 수납의 원칙에 대해 ‘파레토의 법칙’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보통 100일 중 80일은 자신이 가진 모든 옷의 20%만 입는다는 것이다. 2년 이상 입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이는 불필요한 수납 가구의 구매를 방지할 뿐 아니라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무래도 살 때의 비용을 생각하면 쉽게 버릴 수 없다.

그럼 어떤 옷을 버려야 할까? 우선은 트렌드는 돌고 도는 법이라 유행이 지났다고 해서 모두 버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체형이나 나이, 그리고 옷을 입는 습관을 돌이켜보고 평소 잘 입지 않거나, 최근 들어 잘 어울리지 않게 된 옷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버리는 것이 너무 아깝다면 주변의 바자회나 중고거래를 통해 입지 않는 옷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수납 가구부터 사지 마라
옷 정리를 시작하면서 수납 가구부터 사들이는 행동은 좋지 않다. 정리에 좋다고 해서 수납 박스나 장부터 덜컥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속에 어떤 내용물을 넣어 두었는지 보이지 않거나 옷에 구김이 너무 많이 가서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수납 가구를 살 때는 따로따로 사지 않고 방 구조에 알맞은 형태와 통일감을 주어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하면 좋다. 옷 또한 충동구매보다는 기존 옷과 코디가 잘 되는지 계획을 세워 사는 것이 좋다.

3. 집을 만들고 이름을 붙여라
위에 제시된 두 가지 점검을 마쳤다면 이제 각 물건의 집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납함을 사도 좋고 옷장이나 수납장에 구획을 만들어 줘도 좋다. 한 공간을 통째로 크게 쓰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건이 섞이기 때문이다.

집집이 라벨을 붙여주는 것도 좋다. 이름을 붙여주면 누구라도 손쉽게 필요한 물건을 찾을 수 있고 사용한 다음 제자리에는 갖다 놓는 습관을 갖게 해 준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물건을 정리하는데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옷장을 정리할 때는 많은 양을 수납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수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납량은 70~8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진정리=베리굿정리컨설팅]

옷장을 정리할 때는 많은 양을 수납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수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납량은 70~8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진정리=베리굿정리컨설팅]


4. 수납장엔 여유 공간을 두자
보통 수납장에 넣을 수 있는 최대치를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옷장을 정리할 때는 많은 양을 수납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수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틈 하나 없을 정도로 물건을 넣지 말고 약간의 여유 공간을 남겨 두자.

물건이 너무 빼곡하게 차 있으면 사용하고 싶은 물건을 꺼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구김이 많이 가 다림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는 옷 정리의 근본적인 취지를 해치는 행동이다. 특히 겨울철 즐겨 입는 패딩과 다운 부류의 옷은 압축이 되면 회복률이 떨어져 옷의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수납량은 70~80%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5. 가로 NO, 세로 OK
옷을 개서 쌓는 것이 아니라 세로로 겹겹이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한 옷을 바로 꺼내 입을 수 있도록 한눈에 찾을 수 있게 정리한다. 또 옷가지는 계절별로 확실하게 분류해둬야 한다.

6. 빨래는 옷걸이에 걸어 말려라
공간이 허락된다면 옷은 가급적 옷걸이에 거는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편리하다. 옷걸이도 한 가지로 통일하면 더 깔끔해 보인다. 심지어 빨래를 걸 때 옷걸이도 통일시키면 빨래가 말랐을 때 바로 그대로 옷걸이에 걸을 수도 있어서 유용하다. 얇고 평평한 옷걸이는 간격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원피스, 블라우스 등을 걸어 두는 것이 좋고, 어깨선이 넓은 옷걸이는 남자 셔츠, 정장 등에 사용해야 어깨가 늘어나지 않는다.

벨트류는 옷장 바닥 공간에 박스를 놓아 수납한다. 체인이 달린 벨트의 경우에는 지퍼백에 넣어 보관하면 서로 엉키지 않아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꺼내 쓸 수 있다. 모자는 약간 높은 원통형의 종이를 머리에 둘러주자. 종이를 두른 모자를 거꾸로 놓고 보관하면 모자챙에 탄력이 생겨 형태를 보존하기에 좋다.

옷 종류별 접는 방법

이 방법은 여행 갈 때 가방 안에 넣는 방법으로도 좋다.

니트류
(접는 법)

니트류 접는 법. [사진 정영애]

니트류 접는 법. [사진 정영애]

1. 니트 위에 신문지를 알맞게 접어놓는다
2. 소매를 뒤로 접는다
3. 위쪽부터 둘둘 말아준다
4. 완성

(어깨 늘어나지 않게 거는 방법)

니트류 어깨 늘어나지 않게 거는 방법. [사진 정영애]

니트류 어깨 늘어나지 않게 거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니트를 가지런히 편다
2. 니트를 반으로 접는다
3. 겨드랑이 사이에 옷걸이를 대각선으로 놓는다
4, 5. 옷걸이에 맞춰 팔과 몸통을 접어 옷걸이 사이로 넣어 고정한다

티셔츠

티셔츠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티셔츠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티를 뒤쪽으로 펴서 놓는다
2. 어깨 안쪽으로 반을 접는다
3. 가로로 반을 접는다
4. 다시 반을 접으면 완성

후드티

후드티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후드티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후드티를 앞으로 펼쳐 놓는다
2. 목 옆선을 기준으로 몸통과 소매를 접니다
3. 밑단부터 말아서 올라간다
4. 말은 몸통을 모자에 넣으면 완성

청바지

청바지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청바지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청바지를 앞쪽으로 펼쳐 놓는다
2. 반으로 접는다 (가랑이 튀어나온 부분은 살짝 안으로 넣는다)
3. 반으로 접는다
4. 허리 부분을 뒤로 반 접는다
5. 밑에 부분을 허리 사이로 넣으면 완성

사각팬티

사각팬티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사각팬티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팬티를 앞으로 펼쳐 놓는다
2. 세로로 양옆을 3분의 1등분 해 접는다
3. 허리 쪽을 뒤로 접는다
4. 허리 사이로 밑부분을 접어 넣는다

양말

양말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양말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1. 발뒤꿈치 부분이 한쪽씩 반대가 되도록 접는다
2. 두 개를 겹친다
3. 발목 부분을 뒤로 접는다
4. 밑부분을 발목 부분 사이로 넣어 완성

버선

버선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버선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2. 버선 2개를 하나로 끼워 넣는다
3. 밑부분을 말아 올린다
4. 말아 올린 부분을 입구 사이로 넣으면 완성

스타킹 & 레깅스

스타킹, 레깅스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스타킹, 레깅스 개는 방법. [사진 정영애]

2. 스타킹(레깅스)을 반으로 접는다
3. 밑에서 위로 반을 접는다
4. 허리 부분을 뒤로 접는다
5. 밑에 부분을 허리 사이로 넣으면 완성

정말 오랜만에 정리하니 옷이 사는 집이 아니라 사람 사는 집 같아 기분은 날아갈 듯 좋다. 하지만 주말까지 노동하니 피곤하고 몸도 지치고, 계절이 하나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행복에 겨운 불만인 걸 알면서도 바쁜 직장인에게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의 투정인가 보다.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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