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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퍼뜩 오이소”…회와 찌개,구워 먹는 기장멸치 어떤 맛이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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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선 오후부터 해 질 무렵까지 멸치잡이 어선이 꾸준히 들어온다. 어선이 항구에 도착하면 선원들은 일렬로 서서 노래를 부르면서 일사불란하게 손발을 움직이며 그물에 붙은 멸치를 털어낸다. 마치 군무(群舞) 같다.

2017년 1626t 등 전국 어획량 60% 차지 #불포화 지방 풍부하고 살이 연한 것이 특징 #봄철 연간 100만명…멸치 축제는 19~22일 #

갈매기들은 떨어진 멸치를 주워 먹느라 어선 주위를 맴돌며 오르락내리락 춤을 추곤 한다. 이런 풍경이 신기한 듯 어선 주위에는 늘 구경꾼이 몰려있다.

지난 17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어민들이 동해 앞바다에서 잡은 봄 멸치를 전통 가락에 맞춰 그물에서 털어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17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어민들이 동해 앞바다에서 잡은 봄 멸치를 전통 가락에 맞춰 그물에서 털어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기장 대변항이 북적이고 있다. 봄 멸치잡이가 한창이어서 대변항 어느 곳을 가더라도 멸치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다. 19일부터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제22회 기장 멸치 축제가 열려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 전망이다.

멸치는 기장의 대표 수산물 중 하나이다. 15척의 어선을 보유한 기장 멸치 유자망 협회가 지난해 대변항에서 위판한 멸치는 총 1626t이다. 2011년 3066t, 2012년 2681t, 2013년 2764t, 2012년 3200t, 2015년 2835t, 2016년 1985t과 비교하면 어획량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변항은 전국 멸치 어획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생산량을 올리고 있다. 대변항은 ‘멸치 1번지’다.

기장 멸치 축제가 열리는 대변항 무대. [사진 기장군]

기장 멸치 축제가 열리는 대변항 무대. [사진 기장군]

대변항의 멸치 위판액은 연간 35억~44억원 정도다. 지난해는 39억여원을 기록했다. 어획량이 해마다 들쑥날쑥해도 위판액에는 큰 차이가 없다. 적게 잡히면 그만큼 멸칫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장 멸치를 처음으로 잡아 대변항에서 파는 날짜는 3월 7, 8일부터 27일 사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수온이 낮아 어획 시기가 늦어지면서 4월 5일과 3일 각각 첫 위판 됐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멸치 유자망 협회는 주로 부산 근해에서 멸치를 잡지만 어군 이동 경로에 따라 EEZ(배타적 경제수역)까지 나가곤 한다. 국내에서 멸치는 주로 산란기인 봄·가을에 잡는다. 기장에선 자원 보호를 위해 봄에만 멸치를 잡는다.

기장 멸치축제를 알리는 안내문.[기장군]

기장 멸치축제를 알리는 안내문.[기장군]

대변항에서 출하되는 봄 멸치는 길이 10~15㎝ 정도다. 지난 가을부터 봄까지 다 자란 멸치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기름진 상태로 불포화 지방질이 풍부하고 살이 연한 것이 특징이다. 멸치는 7.7㎝ 이상을 대멸, 4.6~7.6㎝는 중멸, 3.1~4.5㎝는 소멸, 1.6~3㎝는 자멸, 1.5㎝ 이하는 세멸이라 한다. 기장 봄 멸치는 크기로 봤을 때 ‘왕멸치’ 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기장 일대에선 이 멸치로 볶음을 해 먹는 게 아니라 회(무침 회)로 먹고 찌개 끓어 먹고 쌈을 싸 먹는다. 통째로 구워 먹기도 한다. 크기가 커 젓갈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물론이다.

봄이면 대변항 일대에 몰려 있는 60여 개 횟집에선 다른 항구의 횟집과 달리 모두 멸치 회와 찌개를 주메뉴로 내놓는다. 상점마다 젓갈 상품은 가득하다. 축제 기간을 포함해 봄 멸치잡이 철에만 100만명 정도가 대변항을 방문한다는 게 기장군 설명이다.

기장 멸치 축제

기장 멸치 축제

멸치잡이가 한창이면서 1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열리는 제22회 기장 멸치 축제 준비는 18일 마무리됐다. 대변마을 회관 주차장에는 특설무대가 설치되고 그 옆에는 멸치 음식·제품 판매 등을 위한 텐트 등이 빽빽하게 설치됐다. 거리에는 축제를 알리는 펼침막이 나부끼면서 축제 분위기를 한층 돋우고 있다.

1997년 시작된 전국 최초의 수산물 축제인 기장 멸치 축제에서는 싱싱한 멸치 무침회를 맛보고 봄 바다의 향기를 느끼며 멸치 털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양한 체험은 덤이라 할 수 있다.

우선 19일 전야제 때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멸치회 무료시식회인 효(孝) 나눔 행사, 7080 나눔 라이브 공연,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20일에는 기원제, 풍물 퍼레이드, 대변항 은빛공연, 개막식, 해상불꽃 쇼가 열린다. 21일에는 풍물패 퍼레이드, 워터 보드 공연, 맨손 활어 잡기가, 22일에는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 등이 잇따라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는 대형 멸치회 밥 비비기와 무료시식회, 멸치 털이 체험, 미역채취 체험, 대변항 보물찾기 같은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를 위한 멸치 테마 광장의 에어바운스 놀이터, 캐릭터 펄 아트, 전동 비행기 만들기 같은 캠프가 마련돼 가족 관광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기장 멸치축제

기장 멸치축제

오규석 기장군수는 “대변항 인근에는 가족과 연인끼리 즐기기 좋은 죽성  드림세트장, 해동용궁사, 일광·임랑해수욕장 등이 있다”며 “많은 사람이 축제장을 찾아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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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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