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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원 200여명 "김석기, 사심정치 중단하라" 점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TK)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당사는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은 당원들에 의해 점거되는 상황이다.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8일 오전 10시50분쯤 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엔 경북 경주와 경산, 의성 지역 당원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각자 지역에서 이뤄진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온 당원들이었다. 이들은 45인승 버스 4대에 나눠 타고 대구 수성구 한국당 경북도당 당사 앞에 내린 뒤 곧장 피켓과 현수막을 챙겨 당사로 진입했다.

경주 지역 당원들은 최양식 현 경주시장이 공천 배제된 것을 문제 삼았다. 경산 당원들은 안국중·송정욱·허개열·황상조 등 경산시장 예비후보들이 컷오프된 것을 항의했다. 의성 당원들은 김주수 현 의성군수가 음주 뺑소니 혐의가 있는데도 공천을 받은 것을 따지고 나섰다.

당사를 점거한 이들은 '자유한국당은 시민의 여론을 무시말라' '김석기는 사심정치 당장 중단하라'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공천 결과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당사에 있던 경북도당 관계자들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을 회의실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서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을 회의실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서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김석기 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에 강한 항의

이윽고 오전 11시쯤 김석기 의원(경주시·경북도당위원장)이 당사에 도착하자 당원들은 회의실로 들어가 김 의원에게 공천을 무효화하라고 요구했다.

한 당원은 준비해 온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은 경북도당위원장을 겸직하면서 공천권자로서 공정하게 공천 관리와 권한을 행사해야 하나 오히려 시민 정서와 해당 도시의 실정과 정서는 안중에 없이 저명한 인사로 구성된 공천심의위원회를 이용해 불공정한 사천을 휘둘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최양식 경주시장의 공천 배제를 두고 "최 시장이 경주시장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것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공천 배제를 시킨 것 아니냐"며 "때깔 좋은 사과는 내다 버리고 벌레 먹고 옆구리가 썩은 사과를 올려 시민에게 고르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이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앞서 9일 최 시장은 교체지수가 높아 공천에서 배제됐다. 한국당이 정한 '교체지수'는 3선 출마에 나선 현역 단체장들에게 매겨지는 점수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본인의 지지도가 지역당 지지도의 70%(경북도당의 경우 65%) 이하일 경우 공천에서 배제된다. 이와 관련해 최 시장 지지자들은 지난 17일부터 경북도당 당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공천심의위원회의 공천배제 방침은 중앙당에서 정하는 것이지 제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최 시장을 찾아가 공천배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여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산에서 온 안국중·송정욱·허개열·황상조 등 예비후보 지지자들은 경산 지역 공천 결과에 항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3선 도전 지자체장 10명 중 안동·예천·경주·경산·울진 등 5곳을 공천배제하겠다고 발표해 놓고 실제 경산을 제외한 네 군데는 컷오프 하면서 사고 지구당인 경산의 최영조 현 경산시장은 오히려 단수 추천으로 공천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에게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18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항의하러 방문한 당원들에게 김석기 의원(경북도당위원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의성에서 온 당원들은 김주수 현 의성군수가 공천을 받은 데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음주 뺑소니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김 군수를 다시 군수 후보로 단수 추천한 것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경북도당뿐만 아니라 대구시당 역시 공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단수 추천한 대구 동구청장 후보 공천을 번복하고 경선을 결정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어서다. 앞서 단수 추천됐던 권기일 예비후보는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지지자 100여 명과 대구시당 당사를 찾아 항의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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