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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배리어 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 "의자 높이만 바뀌어도 앉기 편하네"

중앙일보

입력

유니버설 디자인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한국복지대학교 내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신경채 ·윤신혜·최치원 학생기자

유니버설 디자인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한국복지대학교 내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신경채 ·윤신혜·최치원 학생기자

계단 오르내리기, 문을 열고 닫는 것, 화장실 이용하기, 극장에서 영화 관람 등 평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힘들다고 느낀 적 있나요? 나이가 많아 신체 활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임산부, 장애인은 우리가 불편하다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큰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큰 불편이 되는 장벽들을 고쳐나가는 운동이 있는데요. 바로 배리어 프리죠. 이번 주 소중에서는 차별 없는 세상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꿈꾸며 배리어 프리,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동행취재=신경채(세종 온빛초 6)·윤신혜(서울 전동중 1)·최치원(세종 글벗중 1) 학생기자,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도움말= 박광재 한국복지대학교 유니버설건축과 교수·이주송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 디자인환경부 BF인증팀 팀장·최희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팀장·(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자료=성북구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경기도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

배리어 프리 운동의 시작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은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건축학 분야에서 먼저 사용됐습니다. 몇몇 선진국이 중심이 되어 고령자·장애인들이 일반인과 같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주택·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을 전개하며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에는 점자 보도블럭, 휠체어용 경사로 등이 있어요. 이처럼 일상생활 공간의 사소한 불편함을 개선하자는 데서 시작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자격·시험과 같은 제도적 차원, 나아가 사회의 차별과 편견 같은 사회적 차원까지 확대되고, 문화·예술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되며 장애인 관련법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편의시설에 관한 관심도 늘어났죠. 특히 2015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4차 편의 증진 국가종합 5개년 계획’에 따른 ‘장애인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의 개정 및 시행으로 2015년 7월 29일부터 국가 및 지자체가 신축하는 모든 건축물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BF)을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합니다. BF는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뿐 아니라 일시적 장애인 등이 개별시설물 지역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 여부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예요. 설계단계에서 받는 예비인증과 건축물이 완성된 후 받는 본인증으로 나뉘죠. 2017년 12월 기준 예비인증을 받은 건물은 2015개, 본인증을 받은 건물은 574개라고 해요.

소중 친구들이 알 만한 건물 중 BF인증을 받은 게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설디자인환경부 BF인증팀 이주송 팀장은 “서울시청사는 BF인증 5년 유효기간이 끝나서 재인증을 신청한 상태라 얼마 전에 심사를 나갔다 왔는데 잘되어 있었어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인천에 있는 아시안게임 경기장들도 BF인증을 받았죠.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들도 예비인증은 받았고, 본인증은 시간이 없어서 다 받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받았습니다.”

배리어 프리 운동은 ‘여가 생활의 장벽까지 허물자’며 게임·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로 영역이 확대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배리어 프리 영화를 들 수 있어요. 시각과 청각, 둘 중 하나에만 의지해 영화를 본다면 어떨까요.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쉽지 않겠죠. 배리어 프리 영화는 기존 영화에 대사·음악·소리 정보를 알려주는 자막을 삽입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쉽게 말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내레이션으로, 청각장애인에게는 한글 자막으로 화면을 해설하는 등 영화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해 내용의 이해를 돕는 거죠.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노인,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등 누구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배리어 프리 영화 보려면

배리어프리 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의 한 장면.

배리어프리 영화 '반짝반짝 두근두근'의 한 장면.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서울역사박물관과 함께 2015년부터 매월 넷째주 토요일 ‘서울역사박물관 토요 배리어프리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의 날 기념 상영회, 서울시 우리마을 소극장 등 여러 형태의 상영회를 매년 꾸준히 개최하고 있어요. 매년 11월에는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를 열어 1년 동안 제작·상영된 배리어프리 영화를 엄선하여 무료로 상영하죠. 또한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CGV의 지원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최신 한국영화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상영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농아인협회(www.deafkorea.com)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누구나 공평하게 접근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로날드 메이스(Ronald Mace)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개념에 대해 “연령·성별·국적·개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용 가능한 제품과 환경디자인이다”라고 말했어요. 유니버설 디자인은 배리어 프리를 기본으로 하지만 접근 방법과 적용 범위에서는 차이가 있는데요. 배리어 프리가 고령자·장애인이 공공건물과 시설의 이용을 용이하게 하는 부분적·소극적 접근의 디자인이라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일상의 공간·시설·정보 등을 모두가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포괄적·적극적 접근의 디자인입니다.

물리적 장애물의 제거뿐 아니라 연령과 성별, 국적(언어), 장애 유무 등에 관계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디자인 접근방식을 의미하죠. 장애인에 대한 신체적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보조 기술적인 측면의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노인·아동·여성·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를 배려하고, 인간의 모든 생애주기를 수용하는 개념입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한국복지대학교 내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최치원 학생기자 ·박광재 한국복지대학교 유니버설건축과 교수· 윤신혜·신경채 학생기자

유니버설 디자인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한국복지대학교 내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최치원 학생기자 ·박광재 한국복지대학교 유니버설건축과 교수· 윤신혜·신경채 학생기자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들이 한국복지대학교 내에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방문했어요. 먼저 센터장을 맡은 박광재 한국복지대학교 유니버설건축과 교수가 유니버설 디자인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건물을 만들고 물건을 만들 때 어떤 게 사용하기 쉬운지 기준을 정하게 됩니다. 대부분 군대에 있는 군인들을 모아놓고 잡는 능력, 뛰는 능력,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평균을 내고 기준치를 만드니까 이 평균을 벗어난 사람들은 되게 불편했어요. 유니버설 디자인은 평균을 벗어난 사람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며 출발했죠.”

기어 다니는 아이들, 어린이들, 휠체어 탄 사람, 뚱뚱한 사람, 키가 너무 큰 사람,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이동보조기구를 끌고 다니는 노인과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외국인도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했죠. 박광재 교수는 “평균을 유연하게 잡고, 다양한 사람을 존중하고 다양한 조건을 수용해서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죠. 최치원 학생기자는 노인키트를 착용하고 고령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로 했어요. 지금부터 한쪽 발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합니다. 조끼와 보호대를 착용하면 등과 허리를 펴기 힘들고 관절도 움직이기 힘들어집니다. 장갑을 착용하면 손 감각도 둔해지죠. 윤신혜 학생기자는 다리가 불편한 상황을 경험해 보기로 했어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조이스틱을 움직여 운전하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신경채 학생기자는 다리가 불편한 상황에서 이동을 도와주는 보행기(워커)와 노란 안경을 착용했죠. 노란 안경을 쓰면 백내장을 앓고 있는 노인의 시력으로 보입니다.

Scene 1 의자에 앉아보기

노인키트를 착용한 최치원 학생기자가 다양한 의자에 앉아봤다. 관절이 움직이기 힘든 노인은 높은 높이의 의자나 손잡이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게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노인키트를 착용한 최치원 학생기자가 다양한 의자에 앉아봤다. 관절이 움직이기 힘든 노인은 높은 높이의 의자나 손잡이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게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네 개의 의자가 앞에 있습니다. 최치원 학생기자가 차례대로 앉아봤죠. 앉을 때마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높이가 높은 첫 번째 의자에 앉을 때는 그나마 쉬웠는데, 두 번째 의자는 낮아서 더욱 힘들었고,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을 때는 팔걸이를 짚고 앉았죠.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서 일어날 때는 지팡이를 짚고 겨우 일어났습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앉자마자 등을 기대네요. 박 교수는 “노인이 되면 의자 높이가 높거나 손잡이·등받이가 있어야 편합니다. 같은 팔걸이가 있는 의자라도 세 번째 의자는 좀 더 기능적인 거고 네 번째 의자는 좀 더 예쁘게 만든 거죠. 어떤 공간에 다양한 의자가 있으면 각자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돼요. 이게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손잡이·등받이 있는 의자가 제일 좋으니 다 이걸로 하자 그러면 사회가 획일화되겠죠. 똑같은 디자인만 있으면 차별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선택할 수 있으면 유니버설 디자인이에요.”

Scene 2 휠체어를 타고 문 여닫기

휠체어나 보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문 옆에 60cm 이상 공간이 있어야 문을 여닫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휠체어나 보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문 옆에 60cm 이상 공간이 있어야 문을 여닫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휠체어를 탄 윤신혜 학생기자가 당기거나 밀며 쓰는 여닫이문을 사용해봤습니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휠체어를 움직인 후 겨우 문을 열고 나가서 다시 돌아서 문을 닫기까지 생각보다 힘겨웠죠. 신경채 학생기자는 한 발을 든 상태로 보행기에 의지해 밀면서 이 과정을 해봤습니다. 손잡이 옆에는 수평으로 된 손잡이도 있었는데요. 수평 손잡이가 있어서 그나마 좀 더 멀리서도 문을 밀어 닫을 수 있었는데, 없다고 생각하면 다른 손잡이를 잡기 위해 또 앞쪽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러자 박 교수가 요술을 부렸습니다. 문 옆의 벽을 옆으로 밀어서 공간을 만든 거죠. 두 학생은 훨씬 편하게 문을 열고 닫았어요. 포인트는 문 옆 공간에 60cm 이상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휠체어나 보행기를 이용해 문 옆의 벽 쪽에 사선방향으로 들어간 다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하는 동작을 줄일 수 있어요.
옆으로 미는 미닫이문도 열어봤어요. 어떤 게 더 편하냐는 질문에 두 학생기자 모두 미닫이가 편하다고 했죠. 노인병동이나 병원에서 대부분 미닫이문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 교수는 “사실 자동문이면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힘들다는 걸 전혀 못 느끼죠. 자동문이 있으면 유니버설 디자인, 아까 봤던 여닫이문은 유니버설이 덜해 사용은 할 수 있지만 좀 불편한 상태인 거죠”라고 설명했어요.

Scene 3 주방·화장실 사용하기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주방에는 의자가 있고, 앉아서 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는 인출식 장과 서랍을 열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도마도 있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주방에는 의자가 있고, 앉아서 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는 인출식 장과 서랍을 열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도마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돼서 설거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잠시 고민하던 치원 학생이 개수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맞아요. 의자가 있으면 훨씬 편하겠죠.”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싱크대는 마법 그 자체였습니다. 의자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하부장은 없었고 앉은 채로 쉽게 물건을 꺼낼 수 있게 인출식 장이 있었어요. 서랍을 열면 도마가 나오고요. 휠체어를 타고 사용할 때 높이가 안 맞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수대 밑에 있는 레버를 돌리면 개수대 위치가 조절되고, 물건이 꺼내고 싶을 땐 버튼을 눌러 상부장 위치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주방의 모습이죠.
화장실에서 씻을 때는 의자 옆 손잡이를 짚고 앉은 후 샤워를 할 수 있습니다. 치원 학생이 버튼을 누르자 세면대 높이가 조절되네요. 장갑을 낀 치원 학생은 버튼을 누르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나마 버튼이 커서 제대로 누를 수 있었죠. 세면대 높이가 조절되면 몸을 기대고 씻으면 됩니다. 박 교수가 휠체어 운전이 미숙한 학생들을 위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변기를 이용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변기 옆에 있는 수평 손잡이를 잡고 몸을 이동했죠. “수평 손잡이가 없으면 볼일을 못 본다고 할 정도로 중요해요.” 박 교수는 손잡이를 잡고 몸을 돌려서 휠체어를 다시 탔습니다.

Scene 4 도서관 이용하기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으로 만든 도서관에서는 휠체어와 같은 눈높이에 책장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으로 만든 도서관에서는 휠체어와 같은 눈높이에 책장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이번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으로 만든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우선 휠체어와 같은 눈높이에 책장이 있는 게 눈에 띄었죠. 신혜 학생은 책 한 권을 뽑아 대출데스크로 향했습니다. 데스크 한쪽 면이 낮은 높이로 되어 있었죠. 박 교수는 “측면의 낮은 테이블로 접근해서 책을 주고받고 하는 일이 가능해야 한다는 걸 보여줘요”라고 말했습니다. 도서관 안에 있는 경사로를 올라갔더니 눕거나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어요. 특이했던 건 높이가 다른 의자가 서로 붙어 있는 거였죠. 이유가 뭘까요. “다리를 못 쓴다고 생각하고 휠체어에서 바닥까지 내려가 보세요.” 잠시 고민하던 신혜 학생은 휠체어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의자로 내려간 후 옆의 좀 더 낮은 의자로 이동하고 다시 바닥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잘했어요. 휠체어에서 한 번에 못 내려가죠. 그러니까 두 개의 의자를 이용해서 조금씩 내려가는 거예요.”
창가에는 디자인 요소가 강한 의자도 있었는데요. 치원 학생이 직접 앉아봤는데 쉽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옆의 의자에는 좀 더 쉽게 앉을 수 있었죠. 박 교수는 “지체장애를 갖고 있거나 어르신들에게는 약간 유니버설 하지 않은 디자인이죠. 대신 옆에 다른 의자가 있어요. 선택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거예요. 다양하게 구비해 놓는 게 중요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Scene 5 편의시설 이용하기

신문대 역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어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신문대 역시 높이 조절을 할 수 있어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건물 안에 있는 화장실도 가 봤어요. 문 앞에는 화장실이 몇 칸이 있고 어떻게 배치됐는지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학생기자들은 눈을 감고 직접 만져본 후 장애인 칸을 찾아 들어가 봤습니다. 노인키트를 착용한 치원 학생은 변기에 앉았다 일어나는 동안 수직 손잡이에서 손을 놓지 못했죠. 수직 손잡이는 다리가 불편한 분들이, 수평 손잡이는 휠체어 사용자가 사용하기 좋아요. 변기 뒤 등받이도 중요한데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할 때 힘을 쓰려면 등받이에 등을 기대 일어나야 하기에 꼭 필요하죠. 장애인 칸은 휠체어가 들어갔다 회전시켜서 나올 만큼 충분히 넓었어요.
경채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신문대로 향했죠. 높이 조절을 할 수 있어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기사를 검색할 수 있었어요. 건물뿐만 아니라 이런 제품들도 유니버설 디자인이 되어야 실제로 사용이 가능해지는 거죠. 유니버설 디자인은 위급한 상황에도 적용해야 합니다. 건물 각 층의 정원은 피난공원의 역할도 해요. 비상시 정원으로 대피하면 소방차가 와서 구조해 주는 거예요. 박 교수는 “흔히 피난을 하면 계단으로 뛰어가라고 가르치잖아요. 그렇게 할 수 없는 분들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라고 강조했어요.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 소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이 서서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알루미늄 캔 뚜껑 부분을 종이 재질로 바꿔 안전도를 높인 제품은 물론, 플러그를 뽑을 때 힘을 덜 쓰게 하는 신개념 플러그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한 제품들이 주목받았죠. 특히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2006년부터 ‘유니버설디자인공모전’을 비롯해 다양한 포럼과 교육 등을 개최하며 유니버설 디자인 발굴에 힘쓰고 있습니다.

만져서 시각을 확인하는 브래들리타임피스. 시각이 불편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고안되었죠.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눈금자 픽큘러는 누구나 잡기 쉽죠. 눈금이 V자 형태로 반복되어 mm 단위 인지가 쉽고 숫자가 두 방향으로 표기되어 가로세로 어느 쪽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2014유니버설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작 ‘발잡이’, 손잡이 대신 문 아래쪽 페달을 통해 문을 열 수 있게 함으로써 손이 불편한 사람,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사람 모두 손을 쓰지 않고 혼자 문을 열 수 있죠.

학생기자 취재 후기

“예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것 같은데, 요새는 다행히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이 생기고, 여러 가지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보행기를 끌었을 때 60cm의 소중함을 알았고, 앞으로 장애인·노약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위해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신경채(세종 온빛초 6) 학생기자

“유니버셜 디자인이 비적용 된 공간을 평소엔 그냥 쉽게 다녔을텐데 휠체어를 탔다는 것만으로 상당히 불편했어요.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공간을 이용할 권리가 있어요. 선천적·후천적 장애를 비롯한 여러 신체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해소시켜주고, 모두 다 같이 보편적으로 공간을 편하게 사용 할 수 있도록 유니버셜 디자인이 더 많은 공간에 적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신혜(서울 전동중 1) 학생기자

“노약자 키트를 착용해보니 관절을 굽히기 힘들었어요. 지팡이 없이는 걷기가 힘들고, 앉을 때 의자 옆에 손잡이가 없거나, 의자가 낮으면 앉기가 힘들었죠. 실제 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을 많은 불편함들, 제가 체험을 해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꼭 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라도 그들이 가진 불편함들을 함께 찾아보아야 진정한 디자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은 무관심이 아니었나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최치원(세종 글벗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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