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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수는 공항 가는 버스에서 체크인·로밍·환전 끝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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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호 21면

최승표의 슬기로운 혼행생활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인천공항을 도착하는 순간부터 숨이 막힌다.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긴 줄이 보안검색과 출국 심사까지 이어진다. 이 과정만 한두 시간 걸리기도 한다. 인천공항 1터미널의 경우 게이트가 101번과 132번이면 더 난감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탑승동에 가서도 맨 끝까지 달려야 할 수도 있다. 붐비는 공항에선 어쩔 수 없다고? 아니다. 똑똑한 혼행족에겐 아무리 복잡한 공항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요령이 있다.

[시간·돈 절약하는 공항 이용법] #웹 체크인 마치면 전용 카운터 이용 #모바일 탑승권은 보안검색대 직행 #은행 앱 쓰면 환전수수료 90% 할인 #로밍 신청 전화는 해외서도 무료 #도심공항 이용하면 수속 절차 간소 #홍콩·마카오도 자동 출입국 가능

항공사 앱으로 체크인을 마친 뒤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하면, 복잡한 수속 카운터에 들르지 않고 보안 검색대로 직행할 수 있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국내선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제선은 일부 노선에서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항공사 앱으로 체크인을 마친 뒤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하면, 복잡한 수속 카운터에 들르지 않고 보안 검색대로 직행할 수 있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국내선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제선은 일부 노선에서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체크인 동시에 좌석도 지정
 슬기로운 공항 이용법 제1계명. 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하라. 요즘에는 항공사나 여행사가 3시간 이전 공항 도착을 권한다. 단지 공항이 붐벼서만은 아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다. 여권을 챙기지 않았거나(또는 가족의 여권을 갖고 왔거나), 수하물에서 문제가 발견돼 재수속을 해야 하는 사고(?)가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 미국에 들어간다면, 탑승 카운터에서 인터뷰도 해야 한다. 답변이 미심쩍으면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다. 탑승 전 격리된 공간에서 정밀 검색을 받을 수도 있다. 상황이 꼬이다 보면 3시간 전에 도착해도 시간이 빠듯하다.

 탑승 수속 시간을 줄이려면 공항 도착 전에 ‘웹 체크인’을 해두는 게 좋다. 미리 체크인을 해두면 대기자가 많지 않은 전용 카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출발 48~1시간 전, 항공사 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체크인을 할 수 있다. 체크인과 동시에 좌석도 지정할 수 있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공항 가는 리무진버스나 기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1~2분만 투자하면 된다. 인천공항 기준 33개 항공사가 웹ㆍ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항공사마다 웹 체크인을 부지런히 홍보하지만 전용 카운터는 아직 한산한 편이다. 대한항공 홍보팀 민경모 차장은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를 2010년부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많은 승객이 직원에게 안내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에 따라 모바일 탑승권만 있어도 바로 탑승할 수 있다. 카운터에 들러 종이 탑승권을 받아갈 필요가 없다. 위탁 수하물이 없으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출국심사장으로 직행하면 된다. 다만 국제선은 아직 제약이 많다. 비자가 필요한 나라로 가거나 여행사 단체항공권을 구매한 경우에도 웹 체크인을 한 뒤 종이 탑승권을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가장 긴 줄이 늘어선 곳이 항공사 카운터 앞이다.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을 해도 부치는 짐이 없으면 카운터를 들를 필요가 없다. 기내 휴대 수하물 허용량은 항공사에 따라 7~12㎏이다. 짐만 줄여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있는 자동 수하물 위탁 전용 카운터. 미리 체크인을 마친 승객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카운터보다 늘 한산하다. [중앙포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있는 자동 수하물 위탁 전용 카운터. 미리 체크인을 마친 승객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카운터보다 늘 한산하다. [중앙포토]

여행자보험은 ‘다이렉트’가 저렴
 여행자 대부분은 탑승권을 받은 뒤 출국장으로 가지 않는다. 환전을 하고,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로밍 서비스를 신청한다. 그러나 똑똑한 여행자는 ‘절대’ 이 세 가지를 공항에서 하지 않는다. 시간도 아깝거니와 알뜰하지도 않다.
 공항 환율이 가장 불리하다는 건 상식에 가깝다. 환율(매매기준율) 자체는 공항 입점 은행과 시중 은행이 같지만 환전수수료에서 차이가 난다. 가장 영리한 환전의 기술은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행자의 신용이 높을 수록 주거래 은행은 환전수수료를 많이 깎아준다. 거래 이력과 무관하게 환전수수료를 90%까지 할인해주는 은행도 있다. 서울역에 입점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대표적이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은행 환전소는 피치 못할 경우에만 이용하는 게 낫다. 주 거래 은행이나 은행 모바일 앱처럼 환전수수료를 많이 할인해주지 않는다. 은행 앱으로 환전을 신청한 뒤 인천공항에서 수령하면 돈과 시간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중앙포토]

인천공항에 입점한 은행 환전소는 피치 못할 경우에만 이용하는 게 낫다. 주 거래 은행이나 은행 모바일 앱처럼 환전수수료를 많이 할인해주지 않는다. 은행 앱으로 환전을 신청한 뒤 인천공항에서 수령하면 돈과 시간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중앙포토]

 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의 모바일 앱도 90%까지 환전 수수료를 할인해준다. 외화 수령 장소를 인천공항 영업점으로 하면 더 편하다. 수령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제시간에 돈을 찾아가지 않으면 다시 한화로 통장에 입금해준다.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은행도 있다. 최대 환전액이 100만원이고, 미국달러ㆍ엔화ㆍ유로화 외에는 할인율이 낮다는 건 알아두자.
 로밍 서비스는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통신사 데스크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KT·SKT는 해외에서도 무료 통화로 신청이 가능하니, 해외 공항에 도착해 짐을 기다리며 전화를 해도 된다. 해외에서 현지 통신사의 유심칩을 쓰면 더 저렴하다. 여행자보험도 공항이 비싸다. 인터넷 ‘다이렉트 보험’이 훨씬 싸다.

광명·삼성·서울역에 공항 터미널
 보안 검색을 기다리는 줄도 피하는 요령이 있다. 서울시내 ‘도심공항 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광명역ㆍ삼성역ㆍ서울역에 공항 역할을 하는 터미널이 있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받고 짐을 부친 뒤 법무부 출국심사까지 마치고 리무진버스나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한다. 공항 보안검색대 쪽에 도심공항 터미널 이용자를 위한 전용 통로가 있다.
 아무나 도심공항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각 터미널이 제휴한 항공사 탑승객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삼성역 도심공항은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15개 항공사와 제휴를 맺었다. 서울역은 국내 5개 항공사, 광명역은 국내 7개 항공사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광명역, 삼성역, 서울역에 있는 도심공항 터미널을 이용하면 미리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어 편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보안검색대 전용 통로로 바로 가면 된다. 사진은 지난 1월 개장한 광명역 도심공항 터미널. [연합뉴스]

광명역, 삼성역, 서울역에 있는 도심공항 터미널을 이용하면 미리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어 편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보안검색대 전용 통로로 바로 가면 된다. 사진은 지난 1월 개장한 광명역 도심공항 터미널. [연합뉴스]

 여권 도장 모으는 걸 취미 삼던 시대는 지났다. 자동출입국 서비스 때문이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굳이 법무부 직원의 심사를 받지 않아도 여권과 지문만 인식하고 면세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인천공항 이용객의 37%가 자동출입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예전처럼 ‘고속도로’ 느낌은 덜하지만 여전히 빠르다.
 해외 공항에서도 복잡한 출입국심사를 피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 정부와 제휴를 맺은 미국ㆍ홍콩ㆍ마카오가 한국인을 위한 자동 출입국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카오ㆍ홍콩과 달리 미국은 까다롭다. 가입비 100달러(5년 기한)를 내야 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홈페이지(ses.go.kr)를 참고하자.

여권·신분증 깜빡했을 때 대처법

 인천공항은 ‘긴급여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권이나 신분증을 안 챙겨오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1·2터미널 외교부 영사민원센터로 가서 유효기간 1년짜리 단수 여권을 신청하면 된다. 단 출국 목적에 제한이 있다. 출장, 유학, 가족 경조사 등에만 적용되니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6개월 이내로 남아 있어도 긴급여권을 발급하는 게 안전하다. 유효기간을 보고 입국을 불허하는 나라가 있다.

국내선은 주민등록증ㆍ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이 필요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 공항에서 하루 평균 600명이 신분증을 안 챙겨온다. 지난해 6월까지는 공항경찰대에서 간단한 신원 확인 뒤 탑승을 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국내선을 자주 탄다면 ‘생체 인식 신원 확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포ㆍ제주공항에서 한 번 등록해두면 이후 신분증 없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처음 등록할 때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 있는 생체인증신분확인 기기. [사진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 있는 생체인증신분확인 기기. [사진 한국공항공사]

아이들은 미리 여권을 만들어 놓는 게 두루 편하다. 국내선을 탈 때도 신분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권이 없으면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 깜빡했어도 방법은 있다. 전국 공항에 무인 민원 발급기가 설치돼 있다. 다만 발급기를 찾기가 어렵고 긴 줄이 서 있으니 명심해야 한다.

출발이 임박해 공항에 도착했다면? 항공사 대부분이 국제선 출발 40분 전, 국내선 출발 20분 전 탑승 수속을 마감한다. 경우에 따라 몇 분 지각한 승객을 받아주기도 하지만 원칙상 불가능하다. 항공권을 환불하거나 같은 노선의 다음 비행기를 타는 수밖에 없다. 공짜는 아니다. 노쇼(예약 부도) 위약금 5만~12만원을 내야 한다. 국내 항공사 기준이고, 항공권 가격과 맞먹는 위약금을 부과하는 항공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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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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