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스즈키' 이름만 부른 '말뚝테러' 재판…"범죄인 인도청구 검토"

중앙일보

입력

"피고인 스즈키 노부유키? 스즈키 노부유키?"

일본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

일본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이름을 연달아 불렀다. 예상된 정적이 흘렀다. 대답 없는 스즈키 노부유키란 이름을 검사와 판사와 통역사만 모인 법정에서 부른 지 벌써 6년째다. 결국 이 부장판사는 이날 검사에게 범죄인 인도청구를 검토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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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53)는 지난 2012년 6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쓴 말뚝을 묶어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이듬해 2월 기소된 일본인이다. 이 사건은 이른바 '말뚝 테러'로 불린다. 그는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에도 이런 테러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극우 활동가 스즈키 노부유키가 지난 2012년 자행한 '말뚝 테러'.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적혀 있다. [중앙포

극우 활동가 스즈키 노부유키가 지난 2012년 자행한 '말뚝 테러'.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적혀 있다. [중앙포

2013년 9월 공판이 시작됐지만 스즈키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6월까지 총 10차례 재판 날짜가 잡혔었지만, 매번 그의 이름만 불러보고 연기됐다. 그 사이 담당 검사가 다섯 번 바뀌었다.

지난 2012년 7월 이옥선·이용수 할머니가 스즈키 노부유키를 고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은 모습. [중앙포토]

지난 2012년 7월 이옥선·이용수 할머니가 스즈키 노부유키를 고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찾은 모습. [중앙포토]

이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2013년에 접수됐다. 그동안 피고인이 출석을 안 해서 재판이 계속 공전되고 있다"면서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 범죄인 인도 계약이 체결돼 있다. 그래서 피고인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범죄인 인도청구를 건의하는 것은 어떤지 검토를 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사는 "검토해서 서류로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또다시 연기된 재판은 27일에 열린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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